 진짜 이게 얼마만에 쓰는 건지 모르겠네요. 연수원에서 인터넷 할 기회를 안주더라구요! 음...... 변명인가? 하하.
무튼, 오랜만에 김진영씨를 만나 몇명 인물들을 안주 삼아 쭈꾸미를 먹었습니다. 이수에 꽤 괜찮은 쭈꾸미 집이 있는데 이수 오셔서 연락하시면...... 위치를 상세히 가르쳐 드릴게요. 흐흐 이차는 커피집이었습니다. 우리 인생이 쓰디 쓰기에, 저는 에스프레소를 마셔서 쓴 맛을 희석시키고자 했고 김진영씨는 달달한 딸기 스무디로 잠시간 자신의 혀를 속이고자 했지요.
딸기 스무디가 반쯤 없어졌을때 우리 둘의 대화가 잠시 끊어졌어요. 왜냐하면 옛날에 분명히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인데 내용이 떠오르지 않아서 "어... 음... 우리가 뭔 이야기 했더라 그때? 분명 이야기 한 주제인데?" 라는 말만 되풀이 하느라요.
무언가 기록해서 남긴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요. 녹화, 음성, 책, 사진, 표본 뭐 이것저것 많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저는 글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글을 남기면 그 순간의 사실 뿐만 아니라 감정도 어느정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순간에 느낀 것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감정의 다발들, 나를 송두리째 휘감는 격정의 폭풍들을 기록했다가 영원히 되새김질 하고 싶다는 생각 해 본적 없으세요?
아래 글은 제가 한참 인생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쓴거에요. 누군가에게 보여줄려고 쓴 글이 아니기에 정갈하지도 않고 이해도 잘 안되죠. 흐. "좋은 글에 대한 단상" 에는 실격인 글이네요. 하지만 더 진정성 있지요. 이런 것을 남김으로 제 감정을 파편으로나마 기록할 수 있다면, 니체처럼 순간을 영원처럼 살진 못해도 순간을 영원히 남겨 볼 시도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영원히 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감정은 영원하고 싶네요. 음...... 그리고 거짓된 글은 스스로마저 속여 버리는 위험한 것이에요.
대학교는 아무 생각 없이 간다. 남들 다들 가니깐. 영어공부도 아무 생각없이 한다. 다들 하니깐. 취업도 아무 생각없다.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기업들 중에 가장 연봉 센 곳으로 간다.
자각. 인식. 나는 남의 생각을 알 수 가 없다. 불가하고 불능이다. 당연하지. 내가 비판하는 가장 전형적인 인간상을 소유한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그 행동들을 하고 있을까. [생존권이 관계되어 있으면 어쩔수 없다!. 그런 이상 운운 나부랭이들은 개나 주라지!] 라고 날 비판하면 어쩌지. 그런 사람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이 있을까. [대학교를 가는 것이나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나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있느니!] 라고 대답하면 어쩌지. [나는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모르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몰라 아직은. 그래도 나중에 생기면 그 꿈에 다가갈 수 있는 확률을 크게 하기 위해 지금 아무생각 없이 좋은 대학교. 높은 토익점수를 노리는 거야.] 라고 말한다면? (대부분이 그러하겠지?) 왜 삶을 습관처럼, 타성에 젖어 살면 안되는 거지? 나 스스로는 이 물음에 대답할 수 있을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대답을? 머리로 하는 대답이 아니라? 우리는 우리의 열정을 다 바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지 않고 안락과 사치를 위한 수단을 정말 열심히 찾고 있다. 힘들게 대학을 다니고 좋은 스펙을 쌓고 돈 많이 주는 기업에 취직하면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하겠지. [휴. 드디어 남들과 똑같아 졌어.] 그런데, 그러면 안돼? 그렇게 비판받을 짓이야? 남들과 똑같아 지겠다는데, 왜 그것마저 못하게 안달이야? 한때 대학원 진학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한 적이 있다.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이렇게 결론내렸었다. 대학원 진학은 진정성이 훼손된 욕망의 표출이었다. 취업은 하되 그 가치를 내 꿈을 향유하기 위한 수단쯤으로 전락시킬 것이다.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판단이었지? 하고 싶은 것 과 하고 싶게끔 만들어진 것. 옆자리에 우연찮게 앉은 예쁜 여자에게 말을 거는 것은, 허무하고 허무한 욕망의 발현인가, 용기있는 행동이자 자연상태의 주체를 자유케 하는 숭고한 행동인가. 옆자리에 앉은 열심히 영어 공부하는 여자와 그걸 열심히 바라보면서 무저갱의 사유를 즐기는 나는 어쩌면 동격이지 아니한가? 만약 내가 이런 고민에 휩싸이지 않았더라면, (그래도 나는 똑똑하니깐) 진로에 대해 어떤 나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내 옆자리의 여자처럼 열심히 영어 공부하고 자기소개서 써보고 항시 취업동향을 살피고 있겠지. 내면 철학은 아마 영혼의 만족을 위해 어려운 이웃에 봉사, 기부하고 그것의 가능함을 위해 좋은 직장에서 많은 연봉을 받아야 하며 수많은 지식의 습득을 지혜로 승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 정도로 예상한다. 내적 갈등은 시간 낭비이며 실천 없는 사상은 죽은 것이다. 정도로 당위성을 확보하고 있겠고. 좋네. 일단은 좋은 직장에서 돈은 벌고 있겠네. 지금의 나의 내면철학은 무엇이지? 왜 아직도 한 발만 강에 담구고 있는것일까. 강물에 흘러 내려갈까봐? 독단이 될 힘이 없다. 확신이 없다. 저들을 이끌어야 하는지, 쓸데없는 기우에 정력낭비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