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인 케이팝스타를 봤어요. 다들 노래 잘하네요. ㅎㅎ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우승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어느정도 순위권에 든 사람들은 자신의 실력과 능력을 어느정도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그 이후에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소설은 뒷표지를 덮으면 그 이후는 없습니다. 영화는 배우들 이름 올라가면 끝나요. 그러나 삶은 끝나지 않죠. 언제나 그 다음이 존재합니다. 사실 그 이후는 더 치열해요. 오디션 우승? 그 다음에 추락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해요. 웬만해서는 성공하겠지만, 스스로의 노력이 없다면 그 어떤 우승자도 성공할 수 없을 거예요.
요즘 하도 취업난이 계속되다보니, 취업 그 자체가 목표인 분들 많죠? 취직 하고나면 그 다음은 더 어려워요. 하고 싶은 일을 시켜주는 회사도 없고, 내가 잘하는 일을 시켜주는 회사도 없고, 내가 느끼는 업무량만큼 월급을 주는 회사도 없어요. 순간순간의 현실에서, 그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 그것이 관건이죠.
그래서 사실은, 그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훈련을 "학교"에서 배워요. 초, 중, 고등학교까지 모두 12년간, 대학을 나왔으면 4년 더, 대학원까지 나왔으면 2~5년 더. 그렇게 무려 십수년을 공부했어요.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기초적인 지식들을 다 배웠죠.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그리고 다른 과목들도. 대학에 갔다면, 전공 과목에서 좀 더 어렵고 전문적인 내용을 공부했을 것이고, 그것 때문에 취직이 되었다면 회사에서는 그 전문성을 살려서 뭔가 일을 해주기를 바라겠죠.
물론 취직은 중요합니다. 증명이고 뭐고 이전에 기회는 주어져야 뭘 할테니까요. 하지만 그게 인생의 최종 목표는 아니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취직을 해 놓고, 다시 우울증에 빠집니다. 자기가 원하는 삶이 아니니까요. 그럼 도대체 원하는 삶은 무엇이었나요?
환상속에 빠져서, 이건 원하는 삶이 아니라 생각하고, 저기 어디의 직장에서 이런저런 일을 한다면 정말 잘 할 수 있을텐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영원히 원하는 삶은 살 수 없어요. 지금 이 순간의 일도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특정한 어떤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건 정말 신빙성이 없죠.
신입사원인 주제에 자잘한 일을 귀찮아서 안한 1인. - 방통(龐統) 사원(士元)
여기까지 읽었을 때, 아마 "아냐, 난 정말로 그거 시켜주면 잘 할 수 있어!"라고 외치고 싶은 사람이 많을 거예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잘 생각해보면 그렇게 지금 원하는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자신의 모습도 본인이 선택해서 온 길이예요. 취직이 안되다보니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고, 면접에서 일단 붙여만 주신다면 뭐든 하겠다고 했고, 그래서 붙여줬으니 뭐든지 시키는 거죠. (자, 이 대목은 해당되는 분만 뜨끔하면 됩니다. ^^;;; 안그런 분들은 그냥 넘어가는거예요.)
회사 입장에서는 하겠다고 한 것을 하라고 시키는 것이니 그걸 못하겠다고 하면 능력이 없어보일 수밖에 없어요. 입사 면접때는 임시 변통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죠. 그러나 그에 따르는 책임은 고스란히 본인의 몫이예요. 거짓말 한 것이 들통나서 짤려도 자기 책임, 무능하다고 해도 자기 책임, 어쩌다보니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로 해낼 수 있어서 성과급을 받아도 자기 책임. 아니면, "아니, 입사 면접때 취직을 위해서 뭔말을 못하겠어?"라고 반문하며 적당히 뭉개는 뻔뻔함이라도 갖춰야죠. 본인이 일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하지 말라는 뜻이예요. 일은 못할 수 있는데, 좌절해서 일을 아예 놔버리면 안되죠. 못하겠다고 선언하든지, 끝까지 악착같이 해내든지.
분명 직장 다니는건 남이 시키는 일을 하게 되어 있어요. 회사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사장님 정도 있을 거예요.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라는 것은 물론 열심히 일하라는 뜻을 포함해요.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죠. 그 다음을 생각하는 것이 또한 중요한 일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시켰으면, 열심히 잘 하면 됩니다. 하기 싫은 일을 시켰으면, 열심히 해서 얼른 끝내세요. 할 수 있는 일을 시켰으면, 열심히 잘 하면 됩니다. 할 수 없는 일을 시켰으면, 노력해서 할 수 있게 되어보세요. 그럼 할줄 아는게 하나 더 늘어나는 거잖아요.
저는 "프로페셔널"이란 말을 좋아해요. 돈 받고 일하는 "프로". 돈을 받는 것은 그만큼의 일을 처리해 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인 것이고, 그래서 저에게는 "저 친구는 월급이 아깝지 않아"라는 말이 최고의 칭찬이예요. 적어도 월급만큼의 일을 할 수 있다면, 그 이상은 선택사항이니까요.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남을 이기기 위해서 경쟁에 몰두하는건 위험해요. 일단 경쟁이 끝나지도 않을 뿐더러, 1등 해봐야 거기에 별거 없다는 사실만을 깨닫고 추락할 뿐 그것이 자신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자신이 발을 딛을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을 쌓아서 한걸음씩 올라가는 것이예요. 기반이 없으면 추락할 때 끝도 없이 내려갈 뿐이죠.
돈을 줘!! - 프로페셔널 마리오.
하나의 주제로 통일시키지 못하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뒤섞어서 이상한 글을 써버렸네요. 생각나는대로 글을 썼더니 이런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오늘의 "이건 뭔 개소린가?" 싶은 뜬구름 잡는 소리는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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