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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애니 레보비츠와 수잔 손택2014-01-0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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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애니 레보비츠 - 수전 손택.jpg (41.2KB)

크게 대단한 이야기는 아닌데

좀 전에 글귀와의 만남에서 예전 글귀를 다시 읽어보던 중에 재미난 것을 발견했어요.

 

제가 크리스마스에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을 보고 와서

12월 26일에 다음과 같은 그의 글귀를 하나 올렸었거든요.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를 묻는다면, 그 벽 따위는 부수고 싶습니다. 저는 두 가지 삶을 살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사진 작가이고, 상업사진도 개인사진도 모두 제 삶의 일부분입니다.  - 애니 레보비츠 /51925 )
 
그런데 그 전인 6월 16일에 빨갛다님께서
수잔 손택의 다음과 같은 글귀를 올려주셨더라고요!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 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 말로 우리의 과제다. 사람의 마음을 휘저어 놓는 고통스런 이미지는 최초의 자극만을 제공할 뿐이니. - 수잔 손택, [타인의 고통] 中 ( /49236 )
 
 
저한테 이 발견이 재밌는 것이 애니 레보비츠에게 수잔 손택은
연인이자 스승이며 뮤즈이자 소울메이트인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인지 전시장 곳곳에 수잔 손택의 사진이 소개되어있었어요.
그래서 '저 여자는 누구길래 왜 자꾸 나오지?'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처음엔 가족인가 보다하다 나중엔 연인인가 보다하다
각자의 아기사진이 나오길래 멘붕이 오면서 그냥 집에 가서 검색하자 했어요. 
 
사실 글귀와의 만남에 글귀를 소개하면서도
제 자신도 그 글귀가 나온 맥락에 대해 온전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말이 언제 어떻게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맥락으로 나온 것인지
그리고 그 말을 한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떠한 삶을 살아온 사람인지 안다면
글귀의 참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빨갛다님이 처음 글을 소개해주셨을 때는 수잔 손택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어요.
지금도 거의 모르는 건 마찬가지지만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쁩니다.
 
놀판을 통해 이러한 쏠쏠한 재미도 함께 느끼고,
서로가 서로에게 애니 레보비츠이자 수잔 선택과 같은 존재가 되면 좋겠어요. 
 
 
 

애니 레보비츠 - 수전 손택.jpg

 
 
(좌 - 애니 레보비츠, 우 - 수잔 손택)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을 보고와서는 놀판분들께 소개하는 글을 남기려고 했어요.
그러기 위해 여러 정보를 찾아보는데 고민스러운 부분이 생겼어요.
 
사실 원칙적으로는 전시회에서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잖아요.
들어갈 때 입구에서도 사진촬영은 금지하고 있다고 다시 통보해주기도 했고요.
그런데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을 소개해주시는 분들이
대부분 포스팅에 직접 촬영하신 사진을 활용하시더라고요.
이게 나쁘다거나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에요.
어쨌든 사람들에게 좀더 효과적으로 알리는데는 사진만큼 좋은 것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저도 평소에 저작권에 반하는 행위들을 적잖이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진전을 좋아라 하고 알리고 싶은 사람이 금지된 행위을 한다고 생각하니
뭔가 애매한게 알쏭달쏭한 것이 생각을 종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소개글을 작성할까 하다가 패스 해버렸죠.....
 
아! 하나 더 의문을 가졌던 것이 개인적인 경험으로만 유추해낸 판단이지만
집을 꾸미는 장식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장식용으로 거는 액자에 한해서  
왜?! 일반 가정집에 장식용으로 걸려있는 미술작품액자(??)는 그림작품은 걸려있어도
(가족사진을 제외하고) 사진작품은 걸려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었어요.
그림작품은 자신의 만족을 위한 용도로나 집을 꾸며서 남에게 뽐낼 용도로나
어쨌든 소장가치가 있으나 사진작품은 그러한 소장가치가 없는 것인가?
그림은 그 자체로서 세상에 하나이기는 하지만,
사진 또한 무한히 복제가 가능하기는 하나 어쨌든 저작권이 존재하지 않는가?
음, 정확한 용어에 매칭을 못했지만.... 그래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아시겠죠?
제 경우도 예쁜 그림을 보면 집에 걸어두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지만
예쁜 사진을 본다고 해서 집에 걸어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 것 같아서요.
물론 그림작품이나 사진작품이나 각자의 용도가 있고 쓰임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 가정집 벽에 집을 꾸미는 장식용으로 쓰는 용도에
그저 평소의 쓰임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치부하기는 조금 부족한 것 같아서요.
 
 
음, 굉장히 짧은 글을 생각하고 키보드를 두드렸는데 엄청 수다스러워졌네요.
새해 결심이에요. 내일부터는 책 좀 읽으려고요.
생각을 정리하면서 다듬어가야겠어요.
 
혹시 제가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니면 18일 정모때 마저 이야기 나누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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