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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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미술&유적) 갤러리 공간미끌 - 종각역 도보 1분, 모르고 스쳐 지나지만 늘 옆에 있는 곳2025-07-21 22:33
카테고리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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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유적


 예술을 인간다움을 향한 순수하면서도 숭고한 결정체라 생각하기도 하고, 자기들만의 문화에서 더욱 공고해지는 어쭙잖은 허영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여전히 잘 모르지만 경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예술은 실재하지 않더라도 황홀경은 실재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직관적인 구상 작품, 채도가 낮은 작품, 기술 완성도나 성의가 보이는 작품, 내면을 자극하여 생각하게 하는 작품을 좋아합니다. 산다는 건 삶의 답을 찾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예술을 한다는 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질문에 의미를 부여하며 일상 속 문화공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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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 갤러리 공간미끌

-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 74 영안빌딩 지하 1층 /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도보 1분

- 방문일자 : 2025.07.18



 안녕하세요, 김진영입니다.


 종로에 갤러리라고 하면 어디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 인사동을 먼저 떠올리시지 않을까 싶어요. 포털사이트에 ‘종로 갤러리’, ‘종각 갤러리’ 어떻게 검색하든 보통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가 주로 소개됩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소개할 갤러리는 정말 종로에 있는, 종각역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는 갤러리입니다.


 종각역 바로 옆에 갤러리가 있다고? 아마 의아해하실 것 같아요. 종로에서 오래 일한 사람에게 물어도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얼마 전에는 회식이 끝나고 갤러리 앞을 지나며 “여기 갤러리 있는 거 아셨어요?” 물으니 종로에서 10년을 넘게 일하며 갤러리 앞을 계속 지나셨을 분도 처음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종로의 화려한 네온사인에 숨겨져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그런 곳은 아니고 종로 젊음의 거리 초입에 대놓고 있는데... 대놓고 있는 것이 오히려 예상하기 어려워 잘 보이지 않는 그런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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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판과 현수막과 배너거치대, 그리고 포스터까지 거쳐 갤러리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보입니다. 의외의 갤러리를 만나 당황할 사람을 배려한 듯한 ‘무료 전시입니다. 부담 없이 관람하세요’라는 문구가 벽에 붙어 있어요. 갤러리로 내려가는 통로에는 화분이 잔뜩 놓여 있는데요. 갤러리스트께서 모으는 것인지, 전시를 하는 작가님에게 온 선물인지 궁금한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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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 1층에 도착하면 갤러리 공간미끌에 도착입니다. 딱 보기에 공간은 크지 않지만, 종로의 땅값을 생각하면 매우 큰 공간이란 생각이 절로 들어요. 입구에서 잠깐 망설이면 갤러리스트께서 인사를 거실 수도 있는데요. 제 짧은 경험에서는 이렇게 먼저 말 걸어주시고 작품 설명까지 적극적으로 해주시는 갤러리는 이곳밖에 없었어요. 낯가림이 심한 저이지만 제게는 그 정도가 적당하여 좋은데, 혹시 부담스러우신 분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못 본 척 안으로 쏙 들어가시면 됩니다. 제 경우에는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었어요. 첫 방문과 세 번째 방문에는 갤러리스트께서 상세하게 작품 설명을 해주셨고, 두 번째 방문에는 작가님께 직접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세 번째 방문에는 갤러리스트께서 작가님과 인사를 시켜주셨는데 매번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좋은 경험이었어요.


 이번에 하고 있는 전시는 이민 작가님의 개인전이었어요. 전시 유인물에 적혀 있는 작가님의 이력이 너무 화려해서 ‘아니 이런 분이 왜 이곳에서 전시회를?’, ‘두둥, 이곳이 엄청난 갤러리였던 것인가?’, ‘갤러리스트님이 작가님과 친분이 있으신가?’ 별생각을 다 했어요. 그러면서 이력 없이 작품으로만 소개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력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저같이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보다 효과적인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우면서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갤러리스트께 들은 설명 중에 기억나는 것은 작가님이 일본에서부터 굉장히 유명한 분이시라는 것, ‘판타블로(PanTableau)라는 서양화와 판화를 혼합한 독창적인 기법으로 활동 중이시라는 것이었어요. 제 경우에는 작품을 볼 때 작가가 어떤 기교를 사용했는지 그런 것에 관심을 갖고 보는 편인데요. 판타블로라는 것을 모르고 작품을 보는데 아크릴 물감의 향이 강하게 나고 색과 선이 강하면서 어딘가 되게 독특하다고 느끼며 봤어요. 나중에 설명을 듣고 알았는데 독특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판타블로라는 방식이고, 판타블로는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판에 물감을 칠하여 캔버스에 여러 번 찍어내는 방식이라고 해요. 듣기만 해도 너무 고생스러운데, 그래도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또 멋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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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와서 갤러리 공간미끌을 찾아보니 2020년 2월부터 운영되어 온 그래도 짧지 않은 기간 존재한 갤러리더라고요. 서울이나 서울 근교에 사시는 분 중에 종로에 와보지 않은 분은 없을 것 같은데, 다음에 약속이 있어 종로에 오시게 되면 꼭 한 번 들러보세요. 좋은 구경하고 젊음의 거리로 가서 좋은 사람 만나 좋은 것 먹고 좋은 이야기 하면 좋겠지요! 고맙습니다.



▶ 함께 소개하는 것

1. 비즈앤피플 작가님 인터뷰 : https://biznpple.tistory.com/125

2. 서울신문 서울컬처 : https://culture.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3500221

3. 일요저널 작가님 인터뷰 : https://www.ilyo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0508

4. 갤러리 공간미끌 홈페이지 - http://www.micg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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