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위미술은 소수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그 문화적 파장과 충격은 온 누리를 덮을 만 하다. 난해한 언어로 인해 때로는 대중으로부터 공격받지만 바로 그 점이 전위예술의 매력이기도 하다. 이번 판 아시아 퍼포먼스 행사중에 나는 목포의 한 노인 관객으로부터 마치 선문답과도 같은 충격을 받았다. 전시장 근처에 버려진 한 무더기의 소뼈를 발견하고 그걸 가져다 전시했는데, 지나가던 한 노인이 물었다.
“그게 대체 뭔가요? “예, 소뼙니다.”
그리고는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잠시 후 노인이 무심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모르면 쓰레긴데.. .”
“알면 예술,” 내가 쾌재를 부르며 속으로 덧붙였다. 그렇다. 거기에 뒤샹의 묘수와 플럭서스의 놀이정신이 숨어 있다. 그것을 발견하고 실천하는 자들, 그 보물 같은 존재들을 찾아내 키울 의무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 윤진섭, <<모르면 쓰레기 알면 예술>>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