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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진화는 진보인가?2011-11-0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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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인에 있는 글인데요. 이 글의 링크입니다.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11&dirId=1116&docId=62478408&qb=7KeE7ZmUIOyggeydkeyLpO2MqA==&enc=utf8§ion=kin&rank=3&search_sort=0&spq=0&pid=gChjDF5Y7tRssa5BaNCssc--256112&sid=TkYLevM-RU4AAGwGGLM

 

원문
출처
오늘의 과학 <진화는 진보인가?>편
생물학자 최재천님의 질문입니다.

 

진화와 진보에 관한 본인의 의견을 간결하고 설득력 있게 펼쳐 보세요. 일방적인 주장이나

근거없는 상대폄하는 결코 설득력 있는 전략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활발한 논쟁을 기대합니다.

 

최재천 /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개미제국의 발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대담> 등이 있다. 2000년 제1회 대한민국 과학문학상을 수상했다.

 
 
 

 

 

 

 

 

 

최재천 교수님의 질문에 두 분의 답변이 채택되었는데요.

먼저 ID : yes973 님의 답변입니다.

 

 

 

현대 진화생물학계에서 아리스토텔레스적 '존재의 사슬'의 함의를 그대로 신봉하는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더이상 진화가 '절대적인 수준의 미래지향적 변화'를 뜻하지 않음을 여러 사례에서 찾을 수 있죠. 인간 망막 시세포의 역배열 때문에 생기는 맹점의 존재, (기도와 소화도가 교차하는) 인두의 존재 등은 '인간이 진화의 역사에서 절대적 진보를 이루어왔다'는 명제의 강력한 반례가 됩니다.

 

지적해주셨듯이 진화의 기본 원리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제한된 자원을 놓고 벌이는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개체가 생존한다는 것입니다. '라플라스의 악마'가 아닌 이상,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속에서 미래의 모든 전개도를 펼쳐놓고 절대적으로 가장 우수한 경로만을 찾아가는 생물의 모습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힘들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히려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이 사는 세상처럼, 모든 생물은 분명히 진화를 거듭해 왔건만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인 상태를 안정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관점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진화가 절대적 진보가 아님은 다른 근거를 통해서도 지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진화가 절대적 진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진화에 역사적 방향성이 있음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인간보다도 최근에 분화한 '하등한 동물'인 단세포 생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러한 진화의 방향성을 역행하는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곧장 '진화는 완전히 상대적이고 우연한 사건들의 집합일 뿐이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뒷맛이 씁쓸합니다. 분자생물학이나 생화학을 한번이라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생명체가 얼마나 극도로 복잡하면서도 대단히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고 있을테고, (이런 의미에서 모든 생명은 정말로 우아한 것이죠.) 그 뒤로 진화학을 배우게 된다면 인간이 다 밝혀내지도 못했고 흉내내기조차 어려운 이러한 생명 시스템이 전적으로 단순한 환경적 우연에 의해 형성되었다는 것에 의문부호를 붙이게 되는 것도 어느정도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진화 가능성의 진화'론이 등장합니다. 진화라고 해서 다 똑같은 진화가 아니라는 거죠. 진화의 역사에는 차후의 진화 가능성을 비약적으로 증대시키는 중요한 분수령 (예컨대, 원핵세포가 진핵세포로 진화한 사건 등)들이 존재했고, 이러한 분수령을 한번 지나치고 난 뒤의 생물은 다시 그 이전의 방식으로 진화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존 메이너드 스미스가 쓴 <진화의 대전환>이 이러한 생각을 과학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진화의 대전환'이 곧장 진화와 진보의 관계에 대해 대답을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분명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 진화가 진보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그 자체가 진화생물학에 있어서 핵심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두 진영의 학자들이 자연선택의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느냐의 차이가 진보의 문제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자연선택은 경쟁하는 여러 '단위' (경쟁의 단위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첨예한 논쟁이 있으므로 특정지을수가 없습니다만...) 도 필요하지만 그 단위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도 반드시 필요한데요.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여러 특성값을 가지고 분포하는, 경쟁하는 '단위'들(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진화를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제학으로 말하자면 경제활동에서 생산자의 역할에 비중을 두고 있달까요.

반대로 진화에 어느정도 진보의 방향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단위'들 중 특정 '단위'에 가해지는 자연선택(에 대한 적응)에 초점을 맞추고 진화를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경제활동에서 소비자의 역할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경제학자들이 소비자와 생산자중 어느쪽이 더 중요하냐는 주제를 가지고 첨예하게 대립한다면  우스운 일이 될 것입니다. 다양성과 적응 또한 자연선택에 있어서 대립보다는 상보적인 관계에 가깝기 때문에 진화가 진보인가에 대한 논쟁 자체는 어느정도 공허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리를 찾아 헤메는 수많은 과학자들의 열띈 토론이 그러했듯, 진화는 진보인가에 대한 논쟁들로부터도 언젠가는 결실을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ID : ohryan77 님의 답변입니다.

 

 

 

 

저는 진화생물학에 관심이 많은 인문학도 입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 진화에 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가장 쉬운 말로 강한놈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놈이 강한 것이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100만 종 이상의 생물은 나름대로 외부 환경에 적응한 ‘승리자’다. 누가 우월하고 누가 열등하지 않다. 그래서 진화론은 생명평등 사상이다.

[출처] 다윈 진화론 과 생명평등|작성자 오뎅제왕  (본인)


 

 생물의 삶을 규정하는 두 기본 요소는 ‘생존(survival)’과 ‘번식(reproduction)’이다. 모름지기 생물은 우선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야 번식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지구상의 생물은 모두 치열한 ‘생존 경쟁’의 마당에 뛰어든다. 그리고 사실 자연선택이나 자연도태나 똑같은 말이다..

강한놈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놈이 강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진화에는 [방향성]이나 [의도]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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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론에서는 인간의 형태가 가장 궁극적인 진화의 형태, 혹은 가장 우월한 진화형태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그저 수백만가지 진화의 결과중 하나 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모든 생명체는 각자 생존에 적합한 방향으로 진화를 하지만 인간처럼 지능을 극대화한 경우 역시 그저 진화의 한 형태이지, 그게 진화의 궁극의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윈의 진화론엔 가치론적인 관점은 없잖아? 잘은 모르지만 '마땅히 생존해야 하는' 우연의 자랑스런 예술품과 같은 아름답고 고고한 생물들, 강하고 고귀한 죽음을 맞을 수 있는 사자와 같은 맹수들이 아닌 단지 환경적응을 잘하는 생명력이 뛰어난 동물들이 살아남지.

바퀴벌레도 환경적응성 측면에선 오히려 인간보다 강하고 발달되어 있지. 이성이고 나발이곤 단지 인간기준일 뿐이고 살아남은 넘이 강한거야 ..


특정생물은 물속에서의 생존을 택하기도 하고 어떤 생명체는 먹지않고도 수십년간 극한의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필살기를 생존의 수단으로 선택하기도 하고, 어떤 생물은 쉽게 죽지만 대신 수백만개의 알을 생존의 수단으로 선택하기도 한다는거다. 어떤 생물도 인간을 향해(혹은 인간의 형태로) 진화하는게 아니라는거다. 인간이 진화의 궁극의 목표가 아니라는거다.

심지어 해파리 중에는 약하지만 영생을 함으로써 종족보존을 하는 해파리도 있다.

특정상황에서 인간이 더 오래 생존할까? 바퀴벌레가 더 오래 생존할까? 그렇다면 누가 더 적합한가? 그걸 누가 대답할 수 있는가?
인간이 모든 면에서 모든 생명체보다 우월할까? 치타는 인간보다 빠르고 물개는 인간보다 헤엄을 잘치지. 침팬치에 대한 최근의 실험에 의하면 단기기억 능력이나 시각능력은 침팬치가 인간보다 월등하게 좋다고 한다. 인간의 가장 우월한 능력은 지능이지만 지능을 가장 우월한 진화의 목표이거나 최종단계라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화 메커니즘은 진화론 정설에 따라 다음의 개념들로 제시됩니다.    
1) 독립적 재조합(independant assortment)    생식세포 염색체 간 다양한 조합과 교차 (인간의 경우 2^23개의 유전자 조합이 이루어지며, 교차가 일어나면 그의 배 이상의 조합이 이루어짐)가 이루어져 동일 유전자가 아닌 다양한 유전자가 발현될 수 있음  

2) 돌연변이    말이 필요 없죠? 물론 이것이 완전한 진화의 결정타로 볼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돌연변이가 존재하며 현재 돌연변이율을 이용하여 유전자집단의 풀 조성이 바뀌는 공식까지 나와 있습니다. 집단유전학 공부 하시면 아주 정석적으로 공식이 잘 나와 있습니다.  그 예가 하디 바인베르그 법칙입니다.

3)이주와 격리    동일 개체군 집단간에는 유전자 변화가 있으며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지나가거나 정착하게 될 경우에 유전자 조성의 변화가 생겨 그 집단내에서의 유전자 형질의 변화를 초래한다.    유전자풀이 다른 이웃 집단으로부터 어떤 개체에 이주해 들어와 생식에 참여하면 새로운 유전자가 이입 → 대립유전자 빈도 변하게 됨     ④ 격리 : 지리적 격리     생리적 격리- 생식 기관, 생식 시기 등이 달라져 서로 간에 교배할 기회 적어지는 경우임

4)유전적 부동 및 창시자 효과     아주 소수의 구성원의 수가 적은 집단이 어떤 급작스런 이유로 원래 개체군이 살고 있는 서식지에서 동떨어져서 정착하게 되었을 때 진동발산하는 형태로 서서히 집단 크기가 커지면서 그 집단 내 유전적 형질이 급격히 변모해 나아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실례로 창시자 효과(founder effect)라는 게 있는데 이러한 부동성이 나타나므로서 이전 개체군 집단의 보편적인 유전형질과는 전혀 다른 개체군 형질이 그 집단내에서는 보편적 형질로 자리잡는 것이 나타나는데  개체가 적은 소집단에서 갑자기 어떤 유전자의 빈도가 변화되는 현상 희귀한 유전자를 가진 개체들이 소집단을 이루어 격리되는 경우 소집단 내에서 희귀한 유전자들이 지닌 개체가 죽으면 유전자는 소멸..

5) 자연선택과 선택압 : 외부 환경요인에 의해 특정 유전형질이 살아남거나 선택되어지는 것으로 선택압이 존재하여 그 집단내에서의 유전적 형질이 고착화 되어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선택압에는 성선택압, 섭식압, 생태압 등 다양한 선택압이 존재 외부 환경요인에 의해 특정 유전형질이 살아남거나 선택되어지는 것으로 선택압이 존재하여 그 집단내에서의 유전적 형질이 고착화 되어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선택압에는 성선택압, 섭식압, 생태압 등 다양한 선택압이 존재하여 그 집단내에서의 유전자 조성이 비특이적으로 선택되어져 나갑니다. 이로서 그 집단이 환경내에 적응할 수 있는지를 자연에 맞겨져 혹은 집단내에서의 선호도에 맞겨져서 공고히 해나갑니다. 이게 끝나면 그 집단은 적응을 마친거죠. 이게 종 분화 즉 진화의 미시 메커니즘입니다. 돌연변이가 해롭고 안해롭고 이것에 대한 판단도 당시 생물종이 살고 있는 환경에 얼마나 적합하냐 안적합하냐에 달려 있음. 그게 자연선택임

6) 후성유전

유전자의 '발현'이 유전자 자체의 변이(돌연변이 등에 의한) 뿐만 아니라 뉴클레오좀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유전자가 동일하더라도 그 발현에서 개체간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데, 거기에 뉴클레오좀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일란성 쌍둥이의 질병에 대한 민감도가 서로 다를 때, 돌연변이 때문에 그렇게 달라질 확률은 적지 않겠습니까? 1세대 안에 질병 민감도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날 확률은 작을 테니까요.

 그래서 후성유전학에선 이러한 차이가 돌연변이로는 좀 힘들고 유전적으로는 동일하지만 '후천적'으로 발현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구를 합니다. 후성유전학에선 이러한 차이가 돌연변이로는 좀 힘들고 유전적으로는 동일하지만 '후천적'으로 발현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구를 합니다. 상당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문구인데, 진화 자체가 유전자의 변화에 의해 나타난다는 데는 후성유전학자라고 해도 이의를 갖지 않습니다..

 
Nucleosome = DNA+Histone protein(7)+nonhistone protein(1)이다..
 얘가 하는 역할을 설명하자면..  DNA Replication이 일어나기 전까지 DNA를 똘똘 말아서 Gene Expression을 억제하고 아울러 공간축약해주는 역할을 하는게 Histone Protein이다 ..

1. 뉴클레오좀의 winding position 정도에 따라 Gene expression의 차이가 개체 차원에서 부터 혹은 세포내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2.  nucleosome에 대한 부분 즉 gene expression에 관련된 유전자는 (대개 winding 한 부위는 Axon 부위로 실제 발현 유전자가 있는 부위이다.) 필요할 때만 봉인되어야 한다. 만일 일부 서열이 노출되어 돌연변이가 유발 될 경우 치명적인 위험을 개체 혹은 세포에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요 발현성 유전자는 감겨 있다. 근데. intron 부위는? 즉 비 발현성 유전자 부분은 넘어간다.. 그리고 DNA Replication 과정에서 복제 오류가 나타날 확률은 극히 드물지만 "존재한다."
그것이 Intron 이든 Axon 이든 말이다.

 polymerase가 proofreading 기능과 repair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능에도 한계가 있어 결국에는 돌여변이mutation이 일어난다.


돌연변이mutation에는 방향성이 없습니다. 그 형질이 환경 적응에 불리할수도 있고(이걸 열등하다고 한다면 열등한거) 유리할수도 있죠.  환경이 변해서 새로운 선택압이 작용하기 전까진 환경 적응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고, 그 자체로 환경 적응에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적응에 유리한 돌연변이가 적고, 환경변화 없이도 존재자체로 적응에 더 유리해질, 이득이 큰 돌연변이는 더 적기 때문에 진화가 그렇게 오래 걸리는 것입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진화발생생물학(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ㆍ약칭 이보디보ㆍEvo Devo)은 생물종이 새로운 유전자를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유전자를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익힘으로써 진화해 왔다는 방향으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초파리나 침팬지, 사람의 무수한 차이와 다양성은 일부 유전자 자체의 차이에서 기인하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 같은 유전자를 어떻게 써먹느냐에 달려있다. 사람과 애기장대의 유전자 개수나, 사람과 침팬지의 게놈 염기서열이 중요한 차이를 보이지 않고 유전자 개수도 별 차이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진화는 생물들의 환경에의 도전에서 살아남은 변이의 결과물이며 유전자 풀 다양성을 넓혀가는 과정이지

진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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