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 부제 : 휴대전화가 빼앗아간 것들... 한주가 마무리 되는 금요일.. 약간은 센티해 지고 싶은 금요일... 비오는 목요일 밤, 오뎅탕과 매화수를 마시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감성적인 글을 쓰기 위해 술 한 잔을 기울였다면 술을 마시기 위한 핑계였을까요? 맥주 한 캔을 옆에 두고, 이 캔이 다 비워지기 전에 글을 써내려 가볼까 합니다. 지금부터 읽게 되실 글은 다분히 감성적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디지털시대를 대표하는 휴대전화가 빼앗아간 아날로그적인 감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휴대전화가 보편화 된지 10년 정도가 지난 지금, 휴대전화는 우리에게 뗄 수 없는 소중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아니, 소중한 물건을 넘어서 누군가에겐 없으면 안 될 물건이 되었다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연 휴대전화가 우리에게 이 만큼의 가치를 가져야 하는 것일까요? 1.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중학교 졸업을 할 때까지 매일 등교를 같이 하던 7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집이 가장 먼 친구로부터 가장 가까운 친구에 이르기까지 약속된 시간에 다음 친구 집의 벨을 눌러 같이 등교를 했었습니다.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어느 한 친구도 늦장을 부리지 않고 준비된 상태에서 친구를 맞이하여 다음 친구 집으로 이동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 2~30분을 기다려 공중전화를 사용해 보신 적이 있나요? 그렇게 오래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사람을 위해서 최대한 짧게 전화를 하신 적이 있나요? 4~50원이 잔돈이 남았을 때, 다음 사람을 위해 수화기를 내려놓지 않은 적이 있으신가요? 동전 떨어지는 소리에 가슴을 졸이며,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을 담아 전화해 본 적이 있으신지요? 이러한 행동들은 휴대전화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 단지 익숙한 패턴의 반복으로는 표현 할 수 없는 배려와 진심이 담긴 행동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현재로 돌아와 주위를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3. 점심시간을 떠올려 보도록 하죠.. 아마 테이블에 앉자마자 다들 휴대전화를 꺼내실 겁니다. 그리곤 음식이 나올 때까지 각자 SNS를 하던지 게임을 하실 겁니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두런두런 이야기 하던 모습은 언제부터 보기 힘들어 진 걸까요... 점심시간에 음식이 나오기까지 휴대폰 사용은 뭐... 그럴 수 있다고 치죠.. 그러나 단둘이 만나 식사를 하거나, 한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소수 인원모임의 자리에서까지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집에 우환이 생겼거나, 지구가 곧 멸망한다는 소식을 들어서겠죠? 절대 단체 채팅방에서 눈팅 중이거나... 친구의 맛집 방문기를 듣고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겠죠? 4. 약속 시간 10분전, 그(그녀)에게서 문자 한통이 옵니다. “나 30분정도 늦을 것 같아…….” 또는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나갈 것 같아”
상대방이 기다릴까봐 미리 도착하고 약속은 꼭 지키는 배려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5.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 “사랑해” 등등.. 이런 소중한 감정들을 10원짜리 문자나 무료 메신저로 전달하며, 상대방에게 진심이 전달되기를 바라고 있진 않나요? 제 경우엔 정말 소중한 제 감정을 10원짜리에 담아 보내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화를 낸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정말 가치 있고, 진심된 마음이라면 10원짜리에 담아 보낼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온전히 나타낼 수 있는 대화와 같은 다른 방식을 찾았어야 했던 건데 말이죠…….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높은 가치라도 10원짜리를 통해서 전달 될 때는 10원의 가치로 변한다는 것을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휴대전화가 주는 이점은 물론 많습니다. 친구들의 안부를 쉽게 확인 할 수 있다는 것과 오프라인을 통해 쉽게 사람들과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점 등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로인해 정말 소중한 무언가가 사라지고 있음을 돌아 볼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두서없는 긴 글을 마칩니다.
글을 마침과 동시에 바닥을 보인 맥주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하며... 좋은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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