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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좋은겨 그게2011-11-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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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형과 함께 카카오톡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 형에게는 어느 연예인을 연상시키는 아리따운 여자친구가 있어요.

혼자인 남자들은 한번쯤 예쁜 여자친구와 함께 하는 상상을 하곤 하죠?

그런데 아무리 예쁜 여자친구라도, 사람은 역시 만나봐야 아는 가 봐요.


술자리를 통해 스트레스 푸는 것을 좋아하는 그 형에게

여자친구는 항상 규칙적인 생활과 건전한 취미생활을 권합니다.

하지만, 구속보다는 자유를 좋아하는 본인입장에서 이런 상황이 편하지 않은가 봐요.

익숙지 않은 구속에 여자친구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매일 매일이 불편한가 봅니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저는 오늘도 형을 놀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저녁때 술이나 한 잔 마시러 나가야겠다고 말이죠.

그리고 형은 오늘 여자친구 눈치 보는 날이냐고 넌지시 물었어요.

그렇다고, 아이고 내 팔자야 라고 답하는 형의 반응이 참 재미있었죠.

저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좋은겨 그게 ㅋㅋ" 라는 답을 해주었습니다.


사실, 관심도 없는 사람에게 누가 쓴 소리, 잔소리를 하겠어요.

다 그게 관심이 가고, 걱정이 되고, 애정이 있으니까 하는 이야기겠지요.

여자친구가 없었으면 그런 애정의 구속조차 받을 수 없었을테니,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런 구속을 해줄 수 있는 여자친구의 존재에 감사해야죠!


문득 생각해보니 저는 이 말을 참 자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여러 카카오톡 대화들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이곳저곳에서

"좋은겨 그게 ㅋㅋ"라는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문구가 종종 보였습니다.


잔소리하는 여자친구에 대해 불평하는 친구들에게,

또는 대학 생활이 정신없이 바쁘다는 친구들에게,

심지어 너무 먹었더니 배가 불러 터지겠다는 친구들에게도....


여자친구가 잔소리를 너무 해서 너무 좋다거나,

또는 대학생활이 정신없이 바쁘니 참 좋은 사람이 있을까요?

폭식으로 배가 불러 터지겠다는 사람은 조금 좋을 수도 있겠네요.


우리는 가끔씩 일상에서 불평불만을 토해낼 때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우리들의 마음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가끔씩 그 반대의 일을 생각해보면 그 고마움을 알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내 불평불만의 원인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님을 알게 될 거에요.


놀판 여러분들도 가끔씩 불만스러운 생각이 들곤 할 때,

반대로 한 번 생각해보세요!

가끔은 '그게 바로 좋은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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