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경하셔요. 현민입니다.
6월 12일, '영화 한편 볼래요? 2nd'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특별전 <ワンダフルライフ; 원더풀 라이프> 관람 후기를 써 봅니다. 영화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혜화에서 수업을 마치고 부랴부랴 가방을 챙겨 종로로 급급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지금도 눈으로만 글을 지켜보시고 영화를 애껴주시는 놀판 회원분들이 계실 줄 믿사옵고, 영화관에도 음, 분명 관객들 가운데 우리 회원분이 앉아계셨을지도 모른다는 혼자만의 생각에 흐뭇한 미소를 지어 봅니다. 씨익. 이 날은 영어자막으로도 상영이 되어 외국 분이 계셨는데요. 눈이 몇 번 마주쳤는데... 아, 어쩌면 그 분이 우리 회원분이셨나요?! 으하하~ 푹푹 찐다는 표현에 걸맞게 아주 더웠습니다. 별안간에 여우비도 왔고요.
-영 화 명: 원더풀 라이프 (ワンダフルライフ / After Life) -감 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 是枝裕和 / Koreeda Hirokazu -등 급 : 전체 관람가 -출 연 : 카가와 교코, 아베 사다오, 요시노 사야카 -정 보 : 1998 | 118min | 일본 | 35mm | Color -시놉시스: 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1주일간 머물러야 하는 저승과의 경계 지역 림보. 이곳의 면접관들은 매주 월요일마다 찾아오는 죽은 사람들에게 살아온 생애 중 가장 행복했던 한순간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면접관들은 그들이 선택한 기억을 영상에 담아 1주일 뒤 영원한 시간 속으로 사라질 때 마음속에 간직하고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출처: 서울아트시네마
어쨌든 영화관에 입장하고 예리한 매의 눈으로 재빠르게 안을 스캔했습니다. 오늘도 좌석이 많이 찼군요.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연령대가 어린 분들이 주를 이루었는데요,아마도 저처럼 수업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오신 분들 같아 보였어요. 왜냐면 헉헉거리며 혼이 빠져 보이는 분들이 많으셨거든요. 이 영화 <원더풀 라이프>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별전을 시작한 이래로 2번째 상영을 한 것임에도, 또한 평일 이른 오후대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이 정도로 자리한 것은 분명히 매니아가 얼쑤~ 옳다구니!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음,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관계자도 아니면서 왜 이런 정신나간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뭐, 매번 여러 생각을 머릿속에 가지고 다니는 저이므로. 흐하하~
관객 중에는 혼자 오신 분들이 대다수였지만 간간이 두세 커플도 보이더라구요. 우와~ 원더풀 라이프군요! 불쾌지수가 높은 날씨라 애써 시선을 회피해보았는데요. 유독 한 커플이 서로를 달달한 눈길로 바라보며 끊임없이 러블리 하이톤으로 대화를 이어가시는 겁니다. 사..살인충충충동...까지는 아니지만 저와 같은 사람에게는 확실히 소음으로 다가왔어요. 심술이 그득 찬 저는 더는 참지 못하고, 자리를 벌떡 박차고 일어나 성큼성큼 걸어 그 커플에게로 돌진했습니다. 그들 사이를 비집고 떡하니 앉는 동시에 두 팔 양측으로 뻗어 재잘대는 입을 탁 틀어막아버렸습니다. 아, 물론 제 마음속에서요. ^^ 이젠 소설을 쓰고 앉았..
미안합니다! 더는 주절주절 말 많이 하지 않을게요. 이제 영화에 대한 제 짧은 생각을 끼적여봅니다. 촤르륵~ 
제 경우에는 영화에서 감독이 말하고 싶은 바나 본인의 철학을 발랑 다 드러내놓고 관객에게 주입시키는 것보다는 장면에 따라 관객이 자유롭게, 본인 취향에 맞게 선택하며 생각할 여지를 주는 영화를 즐겨봅니다. 이 영화도 생각할 거리를 휙~ 던져준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줄거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대부분 생각 하나는 공통적으로 가지게 되겠죠. ‘지금까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기억을 단 한 개만 꼽으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같은 것 말이죠. 저 또한 그 부분은 곰곰이 생각에 잠겨볼 것입니다요.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셔요.
그리고 다른 관객 분들도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선택하지 못하는 자는 천국으로 가지 못하고 림보(연옥)에 남아, 계속해서 기억을 이어가며 다른 망자들의 삶을 영화로 남기는 일을 위해 살아야만 합니다. 유예된 죽음이지요. 이건 벌이 아니라 축복이 아닐까요? 저라면 우선 행복한 기억에 대한 선택을 보류해두겠습니다. 저는 연옥에 좀 더 머물고 싶어질 것 같거든요. 수많은 타인의 인생에서 그들만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쏙쏙 뽑아 듣는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지 않은가합니다. 그들이 행복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망자의 인생이야기를 듣고, 그 기억의 장면을 재현하기위해 촬영도 해보는 것이 제겐 정말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어이, 후기가 왜 이 모냥?! 이대로 마무리를 지을 참인가...... 흠흠.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에는 제 마음에 쏙 드는 비평은 못 건졌기 때문입니다. 좀 드물게 알려진 영화인지라 자료도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그치만 아쉬운 마음을 달랠~ 후훗. 여러분들께 소개하고픈 글이 있지요. 바로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영화 소개 글입니다. 그가 네이버 사이트의 ‘이동진과 영화보는 날’이라는 이름의 코너에서 <원더풀 라이프>에 대해 2번에 나눠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아주 친절하게도 영화의 주요 장면마다 캡쳐 자료를 첨부하시고, 마치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게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더라고요. 읽다보면 글에도 묻어 나와 느끼시겠지만 그가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고레에다 히로카츠 감독의 영화를 굉장히 애끼시는 듯 보입니다요. 사실 간혹 그의 인터뷰를 보면 <원더풀 라이프> 여러 번 봤다고도 하시고 추천도 하셨습니다.
네 후기가 개떡을 빚어놓은 모양새라 영화 볼 생각이 전혀 없다. 근데 안보면 후회될 것 같은, 매우 찜찜하다, 제목 때문에 봐야할 것 같은 약간은 강제적인 기분이 든다는 분은 해당 링크를 타고 가셔서 한번 보셔요. ^^ 첨부하기엔 글과 사진 양이 조금 방대한 편이네요. 1부 http://movie.naver.com/movie/mzine/cstory.nhn?nid=378&page=210 2부 http://movie.naver.com/movie/mzine/cstory.nhn?nid=379
여러분, 두 밤만 자면 금요일입니다. 힘을! ㅋㅋㅋㅋ 이만 물러갑니다요. 초옻ㅇ로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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