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i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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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_Skit 012012-06-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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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가고 있는데

가방을 맨 초딩 한명이 씩씩하게 교통카드를 찍고 들어와 앞자리에 앉은모습을

뭔가 기특한 마음이 들어서 물끄러미 보고있었습니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창밖을 유심히 보면서 나오는 방송에 귀를 기울이면서 가는 모습을 보는데

문뜩 어렸을 때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rdsc_2376.jpg

 

꼬마였던 시절에는 사실 멀리 돌아다니는 경우가 드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집 학교 운동장 놀이터  이 네 곳이 주무대였고,

친구들도 전부다 앞동사는 누구, 뒷동사는 누구,

친구를 만나려면 그냥 놀이터에서

'누구야 놀자' 하면서 '나와라 '하면서 소리지르면

베란다에서 불쑥 머리를 내밀고 '나 못나가' 하곤 했었습니다.

 

지금이야 친구를 만나러 홍대에 가기도 하고,

애당초 모임이 강남역 9번출구 앞 7시이기도 하고,

데이트도 건대 쪽 맛집, 종로 맛집 이런 식으로

너무 쉽게 또는 당연히 다른 동네에 갑니다.

 

하지만 꼬마였을 때는 혼자서 멀리 나갈 일이 상당히 드물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동갑인 친척남자놈이 한명이 있습니다.

막내고모 아들인데 워낙에 둘이 애기떄부터 친구라서 자주 놀고 보던 사이인데,

같은동네에 살지를 않으니 가족들끼리 모여서 식사를 하거나 할때만 만나서 놀고,

헤어질땐 엄청 아쉬워하면서

주말이면 각자 집에서 번갈아가면서 자거나 하면서 놀았습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때, 둘이서 따로 한번 만나보자 하는 생각에,

서로의 '집전화'로 통화를 해서 약속을 잡았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괜히 부모님한테도 비밀로 하고

초딩스러운 생각으로 '뭔가 이건 엄청난 '작전이다' 하면서

약속장소를 정하고

저금통에서 동전을 꺼내고 차비를 챙겨서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뭔가 혼자서 버스에 올라서 요금을 내고

버스에서 제가 본 그 아이처럼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눈으로 귀로 확인하며 집중하면서 가고 있었습니다.

핸드폰도 없으니 중간에 만지작할 것도 없고,

엠피쓰리도 없으니 노래를 들을 수 도 없고,

괜한 걱정으로

약속시간이 이떄가 맞았나 걱정도 하고

엇갈리면 어쩌지 하면서 갔었습니다.

 

약속장소인 맥도날드 앞에서 친척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면서

뭔가 설렘반 걱정반으로 서성이는데

저 쪽에서 친척의 모습이 보이자 씰룩씰룩 입고리가 올라갔습니다.

친척도 뭔가 상기된 표정으로

우리둘의 작전이 성공했다는 무언의 기쁨을 나누면서

만나서 놀았던 기억이 났습니다.

 

버스에서의 그 초딩 덕분에,

그때의 기억도 떠오르고 그때의 감정도 떠오르면서

뭔가 알수없는 기분에 기분이 묘하게 좋아지는데

 

그 초딩이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내서 친구랑 통화를 합니다ㅋㅋㅋㅋㅋㅋ

뭔가 어색한데 능수능란하게 스마트폰으로 또래 친구랑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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