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진영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제 갤러리에서 인사드려요. 오랜만에 글을 쓰다 보니 안 그래도 후진 제 글 솜씨가 더욱 투박해졌더라고요. 다 써놓고 읽어보니 당최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또 분량은 왜 이렇게 끝없이 길어졌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내용을 조금씩 나눠서 소개해볼까 해요. 어쩌다보니 경쟁이란 주제로 시리즈처럼 소개하게 되겠네요. 물론 제 의지가 끝까지 이어진다면요! 그럼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쟁에 관한 첫 번째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경쟁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작게는 가위바위보 정도의 소소한 게임에서 크게는 생존의 문제가 걸린 중대사까지요. 이건 굳이 ‘현대사회와 경쟁은 필수 불가결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라고 할 것도 없이, 그저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경쟁은 인간의 본능이자 숙명이니까요.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다양한 경쟁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가요? 의연하게? 혹은 역동적이고 진취적으로? 그것도 아니라면 보기 흉할 정도로 촌스럽게? 바로 그제 심심풀이 시간 때우기 용으로 모바일 포커게임을 하나 다운받았어요. 최근에 허영만 작가의 타짜 시리즈를 읽게 되는 바람에 이런 쪽 놀이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거든요. 50억 골드로 시작한 게임은 이틀 만에 50조 골드를 보유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꽤나 성공적이지 않나요? 게임 상에서 50조 골드라고 하면 아주 많은 금액을 보유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게임 상 가장 높은 등급의 기준이 5조 5천억 골드 이상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제법 많은 금액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승승장구를 하며 부자를 만나고, 다시 더부자를 만나고, 다시 더더부자를 만나게 되는데 어쩜 돈을 벌어도 벌어도 저보다 더 많은 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지, 도대체 저는 언제쯤 최고부자가 될 수 있을는지, 최고부자가 되면 만족할 수 있을는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던 중, 저한테 스티플(스트레이트 플러쉬)이란 패가 들어왔어요. 포커 룰을 모르시는 분을 위해 잠시 설명을 하자면 큰 범주에서는 로티플(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이란 패 다음으로 강력한 패예요.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패이고, 살면서 한 번이라도 잡을 수 있을지 모르는 패이고, 잡았다 하면 무조건 달리고 보는 패라고 할 수 있죠. 네! 그래서 마구 마구 베팅을 했고, 베팅은 과열의 양상이 되어 결국 올인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어요. 포커의 고수들은 포커를 할 때 설령 좋은 패를 들었다 할지라도 올인은 잘 하지 않는데요. 올인을 피하고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아 있으면 언제라도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올인을 해서 진다면 더 이상 기약이 없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런데 어느 누가 스티플을 들고 평온하게 ‘다이’를 외칠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올인’이죠! 그런데 망할……. 상대도 스티플을 들고 있더라고요. 말이 돼요? 결국 졌어요! 같은 급의 패일 경우에는 숫자와 모양에 따라 서열이 정해지는데 그 서열에서 밀리더라고요……. 하아, 이틀 동안 과연 무얼 한 건가 하는 생각에 허망함이 몰려왔어요. 멍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차라리 잘된 거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목표도 모르고 그저 경쟁자체에서 이기기 위해 아등바등했던 제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고, 끝 모르는 경쟁에 더 이상 올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홀가분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얼마나 경쟁상황에 취약한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고요. 글 서두에 여러분께 했던 경쟁상황에서 잘 대처하고 계시냐는 질문에 자답을 해보자면 저는 그렇지 못해요. 다른 누군가와 경쟁하는 상황이 썩 편치만은 않거든요. 제 짧은 생각에 경쟁상황에 적절히 잘 대처하고 강한면모를 보이려면 성취욕과 승부욕이라는 요소가 중요하다고 봐요. 성취욕은 상황에 몰입하여 충실하는 것을, 승부욕은 승부에서 이기려고 하는 기질을 뜻해요. 그런데 저로 말씀드리자면 상황자체에는 곧잘 몰입하는 편이지만, 승부에 대해서는 승부욕이 약해 한 발 물러서는 경향이 있거든요. 기껏 계속 잘해오다가 마지막에 한방에 그냥 고꾸라지는 경우라고나 할까요? 부연 설명을 해볼게요. 우선 성취욕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제가 맡은 일을 잘하지 못하는 것을 스스로 견디지 못해요. 아예 손을 대지 않았으면 모를까 손을 댔다면 반드시 잘해야만 하고, 잘하기 위해서 최대한으로 몰입해서 잘해내고야 말아요. 잘한다는 기준도 보통사람들보다 높은 편이기도 하고, 그 기준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고요. 위에서 잠깐 이야기했던 포커게임으로 예를 들어 말씀드리자면 포커게임을 하며 이틀 만에 재산을 50억 골드에서 50조 골드로 만 배를 불렸다고 해서 운에 기인해서 게임을 풀어간 것이 절대로 아니에요. 철저한 계산과 분석, 정석과 변칙을 오가며 나름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략을 구축해 욕심을 내지 않으면서 차근차근히 게임을 풀어갔던 것이죠. 그 과정을 꽤나 즐겼고요. 그런데 승부욕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승부를 가르는 상황에서는 마음을 모질게 갖지를 못해요. 승자의 기쁨보다 패자를 향한 안쓰러움이 더 크다고나 할까요? 다소 건방지게 들리시겠지만 저는 무엇을 하든 습득이 비교적 빠르고, 노력에 비해 성과도 좋은 편이거든요. 그래서 어렸을 때의 좁은 세계에서 일이기는 하지만 무엇을 하든 승부에서 지는 일이 거의 없었어요. 비록 작은 승부의 세계에서의 일이었지만 해도 안 되는 상황에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친구, 잦은 패배로 인해 열등감에 젖어 있는 친구, 승부를 통해 신분과 서열이 정해지는 이상한 구조 등을 겪으며 그놈의 승부가 무어라고 승자와 패자의 간격을 벌려놓는지, 어차피 승자의 기쁨도 패자의 슬픔도 그 누구와도 진정으로 공유할 수 없는데 다들 왜 그렇게 승부에 집착하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승자로서 기쁨을 만끽하는 여유로움을 갖게 되기보다는 패자가 느낄 패배감이나 속상함이 안타까워지고, 차라리 스스로 패자가 되거나 경쟁에 있어 상대적 약자와 공감하는 것으로 제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경쟁사회에 살면서 경쟁상황에 취약하다는 것은 살면서 제게 참 많은 불이익을 감수하게 했어요. 그 내용을 적다보니 글도 길어지고 자꾸만 눈물이 나서……. 흑흑. 의지가 이어진다면 경쟁시리즈 다음 글에서 소개하도록 할게요. 거의 동네 호구 형이라고 할 수 있었죠. 경쟁이 나쁘냐하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아요. 우리사회는 경쟁을 통해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경쟁을 통해 발전해 나갈 것이니까요. 그러나 경쟁을 통해 평가를 받고, 평가를 통해 한정된 재화가 분배되고, 그 재화에 따라 생존이 결정되는 사회구조 때문에 경쟁은 사람들을 피로하게도하고 때로는 추악하게도 만들어요. 승부를 승부로서 즐기지 못하게 되면서 어떤 이들에게는 경쟁에 있어서의 패배가 곧 삶 전체의 패배인 것으로 오도되기도 하는데, 사회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경쟁에서 졌을 때 느낄 수 있는 생존에 대한 불안감을 감싸줄 수 있다면 많이 개선이 되겠지요. 그러나 그러기엔 갈 길이 너무 머네요. 게다가 섣불리 제가 그런 사람을 걱정해주기엔 쥐가 고양이를 불쌍해하는 격이라고나 할까요? 저야말로 경쟁상황과 정면승부를 내지 못하고 상황자체로부터 회피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저로서는 누군가와의 경쟁에서 이겨서 상대에게 패배를 선사한다고 해도 그것이 곧 삶 전체에 있어서 패배를 선사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겠어요. 함 붙어봅시다! 사실 경쟁이 좋냐 나쁘냐를 따질 필요도 없지요. 우리가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에 관계없이 어차피 피할 수 없으니까요. 저로서는 저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이러한 경쟁의 상황에서도 의연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인데, 공깃밥 한 그릇의 포만감에 만족해할 수 있는 사람일지라도 눈앞에서 다른 누군가가 잘 익은 소고기에 짭조름한 간장게장에 부드러운 치느님을 우걱우걱 먹고 있다면 과연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얼마 전에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저서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라는 책을 읽었어요. 책에서 그가 말하길 “우리 사회에서 경쟁을 피해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즐기는 방법을 찾는 편이 현명하다.”고 했는데요. 음, 저는 이 말에 크게 공감해요. 그런데 과연 경쟁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즐기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경쟁을 하면서도 쿨~할 수 있을까요? 경쟁을 하면서도 나다움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좋은 의견 있으면 알려주세요. 알 때까지는 일단 다 때려 부술 수밖에요.  고맙습니다. 김진영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