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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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서) 장진 희곡집 - 머리가 복잡할 때 산뜻하게 읽기 좋은 책2025-07-12 23:55
카테고리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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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훌륭한 삶이란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이다.’ 책을 통해 알게 된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자, 제 삶의 지향점이 된 글입니다. 책 읽기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는 것, 지식을 통해 저만의 지혜를 만드는 것, 해보지 않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아름다운 문장이나 생각을 만나 고양감을 느끼는 것을 좋아합니다. 책 전반에 대한 소개가 아닌, 제게 좋은 자극이 되었던 점을 소개하며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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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장진 희곡집

- 작가 : 장진

- 출판사 : (주)열음사

- 출판일 : 2008.01.15(초판)

- 읽은 시기 : 25.07



 안녕하세요, 김진영입니다.


 뇌가 너무 피곤한 요즘이에요. 생각 없이 빈둥대며 머리를 비우고 싶었고, 이틀을 내리 누워 만화책과 예능 프로그램을 봤어요. 사흘째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쓰윽 읽을 만한 책이 무엇일지 책장을 보다가 장진 감독님의 『장진 희곡집』을 꺼내 들었어요. 약 4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에 잘못 꺼내 들었나 싶었지만, 재밌는 이야기책이라고 생각하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다행히 바랐던 대로 특별한 부대낌 없이 마음 편히 읽을 수 있었고, 머리가 복잡할 때 오락영화 한 편 보듯 기분 전환 삼아 읽어보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책은 총 다섯 편의 희곡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① 아름다운 사인, ② 박수칠 때 떠나라, ③ 택시 드리벌, ④ 웰컴 투 동막골, ⑤ 서툰 사람들 이렇게요. 제 경우에는 다섯 편의 희곡 중 ‘박수칠 때 떠나라’와 ‘웰컴 투 동막골’은 이미 영화로 본 터라 친숙했어요. 더욱이 웰컴 투 동막골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고, 제가 학과 행사인 원어 연극에 배우로 참여했던 작품이기도 해서 더욱 반가웠어요.


 각각의 희곡은 책이지만 연극을 보는듯한 유머가 있어 좋았고, 그 유머 끝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잔잔한 교훈이 있어 무겁지 않게 감상하기 좋았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문이 거의 없다 보니 상황이 바로 그려지지 않을 때가 있었고, 등장인물이 이름으로 표기가 되어 있어 누가 말하는 건지 바로 인식되지 않을 때가 있었어요. 그래도 이야기가 자극적이지 않아 막힘없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읽을 수 있었다는 점,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삶을 관통하는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어요.


 책을 읽고 나면 책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과 경험이 이어지는 게 좋아요. 먼저 연극 보러 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연극은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몰입하는 현장감이 정말 큰 매력인데요. 그래서 연극 관람 경험은 다 성공적이지만,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있다 보니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자주 즐기지는 못했어요. 장진 감독님의 새 연극도 공연 중이던데, 제게는 아직 용기 내기 어려운 금액이라 날이 좀 선선해지면 대학로로 가보려고요.


 ‘장진 스타일’이라는 말을 생각해 봤어요. 제가 어렸을 때 언론이나 일상의 대화에서 ‘장진 스타일’, ‘장진 사단’이라는 표현을 많이 접했던 걸로 기억해요. 장진 감독님의 영화가 연달아 흥행하고 이슈가 집중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특유의 방식, 연극 풍의 상황과 유머, 작품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배우 같은 것을 아우르는 말이었는데요. 보통 호불호를 논하며 많이 사용했던 표현 같은데, 지금 생각해 보니 대중성과 상업성을 갖추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는 점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을 다 읽고 포털사이트에서 감독님의 작품 목록을 훑어봤어요. 저는 감독이나 배우의 작품 목록 중에 제가 얼마나 봤는지 확인하며 소소한 재미를 찾곤 하거든요. 장진 감독님의 경우 작품 목록 스물여섯 편 중 제가 본 것은 열 편으로 38%, 희곡집 중에 본 작품의 비율은 40%로 비슷해서 더 특별한 재미를 느꼈어요. 작품 목록을 보는데 그 작품을 봤던 시기에 좋았던 옛 생각이 났어요. 아무래도 제가 자라며 감수성이 깊어지던 시기에 감독님의 영화를 보고 자라서 더 그랬어요. 옛 생각에 행복, 그리움, 회한의 감정을 오가다가 피식 웃음이 났어요. 자기도 어쩌다 가끔 그리워하면서 상대는 아니길 바라는 마음을 갖다니, 제법 치사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읽는다는 것이 꼭 그 책에 관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자극이 된다면 그 자체로 좋은 게 아닐까요? 산뜻한 마음을 품고 일상으로 돌아가 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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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비스트 기사 - https://www.movist.com/movist3d/read.asp?type=24&id=1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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