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흘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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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김밥2012-04-1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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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오면

생각나는.....

김~~~~밥

 

가물가물 잠결에 코끝을 자극하던 엄마의 고소한 김밥 냄새

눈 비비며 일어나 보면

김 모락 모락 뜨거운 밥을 펴가며 한줄도 두줄도 아닌

스무줄 서른줄을

힘든줄도 모르고 말고 계시던 엄마

도와드려야겠다 생각은 못하고

꽁지김밥 주워먹기 바빴던 어린날의 철없던 김밥

그래도 당신이 싸준 김밥 인기 좋다 했더니

나눠먹을거 계산해 한 찬합 더 싸주시던 김밥

언제나

매년

꼬박 꼬박

 

딸 부잣집의 전쟁같은 소풍의 날...

 

곤함도 잊으시고

새벽에 일어나

갓 지은 밥에 참기름 두르고

당장 무친 나물

방금 구워 낸 햄

따끈한 지단

짭쪼름한 오뎅조림

언제나 따뜻했던

김밥 도시락.....

 

20년이 지나.....

딸은...

 

반복 합니다.

 

그때 그 맛 그 따뜻함을

내 아들에도 주고 싶기에

새벽에 일어나

밥을 안치고

햄을 굽고

나물을 무치고

계란을 풀어봅니다.

 

그때 그 맛 그 사랑만큼이라고 감히 장담하지  못합니다.

엄마의 사랑은 뛰어 넘을 수 없는 것이기에

 

하지만...

 

반복 되길 바랍니다.

내 새끼가 언젠가 커서

이 맛을 그대로 내 손주들에게 돌려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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