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한강종주> - 여행의 마무리 여행 3일차. 경로: 여주 – 양평 – 팔당 – 반포 이동거리: 94.54km 날씨: 전체적으로 구름에 가끔씩 비. 벌써 여행 마지막. 물론 2박 3일 여행이니 순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날 모텔에 도착 했을 땐 나름 다리 아파서 걱정했는데, 기절하듯 잘 자서 그런지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았습니다. 아침먹고 쭉쭉 달리는데, 비가 안오니깐 땀도 나고, 계속 목마르고.. 오히려 비 올 때가 더 나은 것 같더군요. 양평까지 무탈하게 가는데.. 중간에 엄청 긴 언덕이 나오더군요. 그 언덕.. 역시나 내려서 걸어가는데.. 힘들어서 순간.. ‘이거 왜 이렇게 길어!!!’ 하고 소리를 팩 지르고 나니 덜 힘들어지더군요 ㅋㅋㅋㅋㅋ 양평까지 오고 양평에서 팔당까지 오는길은.. 정말 너무 좋았어요. 특히나 터널도 여러 개를 지나가는데 터널 입구들이 어찌나 이쁘던지.. 이쯤부터 힘들어서 사진을 못찍은게 안타깝네요. 터널도 이쁘고 철길따라 쭉 달리는데 길도 너무 이쁘고 지나가는 처자들도 이쁘고.. 흠흠. ㅋㅋㅋ
사진 출처: http://ch406p.blog.me 이때 부터는 사람들도 엄청 많고. 자전거 뿐만 아니라 트래킹 하시는 분들도 많더군요. 원래 계획은 달리다 팔당에서 지하철 타고 서울 올 계획이였는데.. 팔당까지 가고나니 괜시리 욕심이 나더군요. 이대로 집까지 갈 수 있을꺼 같은 생각이.. 그렇게 무작정 달리는데.. 한.. 80키로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혼이 빠지기 시작하더군요. 진짜 정신 몽롱하고 자전거도 휘청휘청 하면서 가고.. 안전한 완주가 목표라서 택시는 타도 엠뷸런스는 타지 말자라고 생각했는데.. 이대로 가다간 엠뷸엠뷸 탈 듯 한 느낌이. 그래서 수상택시라도 타려고 알아봤는데. 가격이 어휴~ 결국 막판엔 10분 타고 30분 쉬고를 반복하며 반포까지 어찌어찌 가서 지하철 타고 집에 도착했습니다. 진심 힘들었어요.
쉬다가 찍은 제 자전거 뒷 태. 아주 흙탕물을 뒤집어 쓴 저 모습. 2박 3일간 저 만큼이나 자전거도 고생이 많았습니다. 뒷 모습을 보고 있으니 미안하면서 고맙고.. 얼른 싹 씻겨줘야 하는데, 자전거 오일이 없어서 주말에나 씻어줘야 할 듯 하네요.
<여행 총평> 마지막에 무리하는 바람에 힘든 여행이였지만 그 만큼 값진 여행이었습니다. 비 오는데도 불구하고 강행할 만큼 의미 있었고요. 강건한 정신력. 그걸 얻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간 쌓여있던 스트레스는 어느정도 해소된거 같아서 만족스럽습니다. 예전에 캐나다 벤쿠버에 있을 때 일주일 동안 600키로 정도를 자전거로 혼자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감정을 정리하면 초반에 로망이 실현되며 큰 만족도를 가지고 가다가 슬슬 몸이 살짝 힘들어지기 시작하면서 짜증과 번민. 그리고 후회가 밀려왔지요. 종내는 내가 미쳤구나.. 이 짓을 왜 하고 있는거지 하면서요. 그걸 넘어서면 진정한 고독과 함께 인생 뭐 있나.. 이런생각이 들면서 정신적 성숙함이 물씬 밀려오….. 긴 개뿔. 계속 짜증만 납니다. 그게 몇 달 지나고 나면 좋은 추억이였지 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이였어. 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저런 감정을 지난번에 한 번 느껴보았고, 얼마나 힘든지 알고 떠나서 그런건지. 이번 여행을 하면서는 힘들지만 그래도 마냥 좋더군요. (언덕 올라갈 때 제외.) 그리고 여행에 대한 여유도 생기고요.. 앞으로 시간 날 때 마다 낙동강, 영산강, 금강, 북한강, 제주도 모든 자전거 구간을 완주해서 저도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에 도전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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