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크라잉넛이 부럽다. 방송사마다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서 멋지게 노래를 부르는 젊은이들도 부럽다. 그러나 그들에게 열등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그것은 내가 오를 나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음악에 재능이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생을 허비하고 열정만 낭비할 뿐 크라잉넛처럼 될 수는 없다. 나는 악기로서 사용할 수 없는 성대를 가지고 태어났다. 국제 가수 싸이, 은반의 여왕 김연아, 백신 박사 안철수, 밀리언셀러 작가 혜민 스님, 국민 미남 장동건도 부럽지만 열등감은 없다. 그들은 각자 자기의 나무를 오르고 있을 뿐이다. 나도 적당한 나무를 골라 오르면 된다. 그게 세상에서 제일 큰 나무가 아니면 어떤가. 내게 맞고 오르는 것이 즐거운 나무라면 된 것 아니겠는가. -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