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지친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요즘은 책도 신문 방송도 모두 '힐링healing'이 대세다. 그런데 나는 그런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어떤 이야기가 위로와 치유의 효과를 내는지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다. 자기의 삶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타인의 위로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청년은 아기가 아니다. 넘어져 무릎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상처를 입어도 혼자 힘으로 일어나야 한다. 그런 사람이라야 비로소 타인의 위로를 받아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말이 냉정해진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나 말고도 위로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삶의 의미는 사회나 국가가 찾아주지 않는다. 찾아줄 수도 없고, 찾아주어서도 안 된다. 각자 알아서 찾아야 한다. 찾지 못할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그 사람 자신에게 있다. 이것은 어린아이가 아니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