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공유

제목너 없는 자리 - 한시종2015-12-03 21:13
작성자

저만치 네가 앉았었지

지금은 물론 비워져있지만

너는 무슨 생각을 채우고

그 자릴 떠났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어

 

란 가득 정미한 머리로 너 없는 자리 마주 앉으면

창 뚫고 드는 햇살 받아 추위가 녹아떨어져 나가니

고요하고 평온한 심상으로

나는 새파란 바다며 하늘을 하염없이 그려보곤 해

 

평시에는 혓바닥 갈라질 듯 밀어내도 남아있는 이물감이

내 가는 목구멍을 막아 숨쉬기조차 어렵더니

가 앉았단 느낌이 닿자

가슴 터질 듯 평온함이 밀려

 

나는 이런 조그마한 그리움도 사치처럼 고마운데

너와의 추억 없는 장소에서는 왜 그런지 아무리 화사하여도

허탈한 마음이 들고

답답함이 이는지 모르겠어

 

이 자리에 네가 앉았었지

지금은 물론 비워져있지만

너는 무슨 생각을 채우고

이 자릴 떠났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어

 

너도 나처럼

행복한 기억만 남았으면 좋을 텐 데 하며 말이야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