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 네가 앉았었지 지금은 물론 비워져있지만 너는 무슨 생각을 채우고 그 자릴 떠났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어 혼란 가득 정미한 머리로 너 없는 자리 마주 앉으면 창 뚫고 드는 햇살 받아 추위가 녹아떨어져 나가니 고요하고 평온한 심상으로 나는 새파란 바다며 하늘을 하염없이 그려보곤 해 평시에는 혓바닥 갈라질 듯 밀어내도 남아있는 이물감이 내 가는 목구멍을 막아 숨쉬기조차 어렵더니 네가 앉았단 느낌이 닿자 가슴 터질 듯 평온함이 밀려 나는 이런 조그마한 그리움도 사치처럼 고마운데 너와의 추억 없는 장소에서는 왜 그런지 아무리 화사하여도 허탈한 마음이 들고 답답함이 이는지 모르겠어 이 자리에 네가 앉았었지 지금은 물론 비워져있지만 너는 무슨 생각을 채우고 이 자릴 떠났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어 너도 나처럼 행복한 기억만 남았으면 좋을 텐 데 하며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