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한 아이를 소개할까 합니다. 사실 제 블로그에 남긴 글이라 뭔가 재탕하는 기분이 들지만, 최근 '엄마'가 되는 것에 대해서 조금씩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지라 이 아이가 다시 보고싶어 꺼내들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는 일본의 아주 작은 시골에 사는 미라이짱입니다. 본명은 따로 있지만, 사진 작가가 미래에도 밝으라는 의미로 지어준 다른 이름이라고 합니다. 실제 이 작가는 미라이짱 사진집으로 인해 일본에서 굉장한 유명세를 탑니다. 그만큼 이 아이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듯 해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한 아이랍니다. 이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눈'이라고 해요.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눈을 먹는 것'이랍니다.
딱 보아도 개구쟁이 같지요. 실제로 사진집에서 아이는 정말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동물들과도 대화를 하고, 생크림 케익도 혼자 만들고, 문지방도 뚫어 바깥을 보고, 콧물도 흘리고, 빙구같이 웃기도 하고, 눈도 먹고, 바다에서 혼자 수영도 하고, 분수대에서 물도 마시고, 비도 맞고, 할아버지 어깨에 올라 노래도 부르고, 나무에 올라가기도 하고, 길거리에 눕기도 하고,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움직입니다. 작가는 이런 아이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정말 잘 담아냈습니다. 이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괜스레 ' 이 아이는 세상을 살 줄 아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시골이라는 공간적인 특수성도 한 몫 하지만요. 저 역시도 조카들이 있고, 오랜시간 보육원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아이와 대화하고 눈을 마주치는 일을 조금 더 빨리 했습니다. 물론 그 아이들에게 저는 엄마가 아니라 선생님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훗날 제가 제 아이를 마주하는 것과 다를 수는 있습니다. 제가 이 사진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 고양이한테 손대면 안돼, 더러워." "눈은 먹으면 안되는거야. 저건 먹으면 배아픈 눈이야." "케익은 엄마가 만들어줄게. 옷이 더러워질거야." "혼자 수영하면 안돼. 위험해." "낙엽에 뒹굴면 안돼. 먼지가 많아." 라는 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아이와 함께 있는 엄마들을 보고 있으면 엄마는 아이가 하는 행동을 수없이 제재합니다. 저 역시도 늘 그랬구요. 헌데 미라이짱 엄마는 다른가 봅니다. 에리히 프롬이 쓴 <사랑의 기술>의 한 구절입니다. " 모성애는 어린아이에게 살려고 하는 소망뿐 아니라 '삶에 대한 사랑'을 천천히 길러준다. 이러한 사상은 성서의 다른 이야기에서도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약속된 땅(땅은 언제나 어머니의 상징이다)은 '젖과 꿀이 넘쳐흐른다 고 묘사되고 있다. 젖은 사랑의 첫 번째 측면, 곧 보호와 긍정적 측면의 상징이다. 꿀은 삶의 달콤함, 삶에 대한 사랑, 살아있다는 행복감을 상징한다. 대부분의 어머니가 '젖'을 줄 수 있으나 '꿀'까지 줄 수 있는 어머니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꿀을 줄 수 있으려면 어머니는 '좋은 어머니'일 뿐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 목표에 도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린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무리 심하게 말해도 과장이 될 수 없다. 삶에 대한 사랑과 마찬가지로 어머니의 불안도 감염된다. 이 두 태도는 어린아이의 퍼스낼리티 전체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저 혼자의 과대망상일 수는 있으나, 분명 미라이짱 엄마는 행복한 사람인가 봅니다. 미라이짱은 삶의 달콤함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니깐요. 자, 아래의 저 방을 보세요. 정말 자유분방한 엄마입니다. 그래요. 뭐 집이 늘 깨끗할 필요가 있나요 뭐. 
여자에게 있어 출산은 그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때가 되면 결혼을 하고, 때가 되면 아이를 갖겠지. 해서 엄마가 된 다는 것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듣는 수업에서 생명을 잉태하고, 낳아 기른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배우게 되면서 저도 조금씩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출산을 막 앞두신 지인께 기분이 어떠시냐고 여쭌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 아이를 낳는 다는 것이 그냥 낳아서 잘 기르면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실제로 아이를 낳는 건 한 세대를 물려주는 건데 나는 그럴 자격이 있는지, 이 아이에게 물려줄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갑자기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저는 아직 엄마가 되기엔 너무 모르는 것이 많거든요. 여전히 세상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어떤 것이 행복인지, 달콤한 세상과 행복한 삶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본적이 없기에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야겠습니다. ( 사실 제 꿈은 아주 아주 나중에 백발의 노인이 되면 그동안 저의 삶을 책에 담는 것입니다. 해서 숨이 간당간당해지면 그 책을 저의 아이들과 제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인데, " 아 할머니 뭐야. 출판사 이름도 없어. 표지도 완전 구려." 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일단 제 자식부터 예쁜 마음으로 키워야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바쁩니다 ㅋㅋㅋㅋ) ? 늘 글을 마무리 짓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제 마음을 대변하는 사진 한 장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꾸벅. 마음같아서는 사진을 모두 가져오고 싶지만. 진영씨가 우실 것 같아 링크를 걸어둡니다. 사진이 무지많아요. 너무 예전에 쓴 글이라 부끄럽고 저작권에 걸릴테지만.. 뭐. 전 모릅니다. http://www.cyworld.com/jiye1/77206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