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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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전투적 책읽기, 나로부터 세상으로부터2012-03-3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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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기보다는, 소설을 좋아했습니다. 사실 부모님께서 책과 전혀 친하지 않으셔서 저는 어렸을 적 동화도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헨젤과 그레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의 동화가 어떤 내용인지 잘 몰라요. 처음 책읽기에 빠진 것은 '해리포터'였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일 때 이야기입니다. 그 후로부터 매년 연말에 새 시리즈 해리포터를 구입하는 것은 저의 즐거움이 되었고, 읽고 또 읽고, 울고, 웃고 그때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고, 해리포터 시리즈가 완결이 되던 해는 제가 수능을 마치고 법적으로 술을 먹어도 되는 어른이 되던 해였어요. 저는 완결책을 읽고 정말 대성통곡을 했어요. 볼드모트가 죽고, 완전한 해피엔딩이었음에도 불구하구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성장을 같이 했던 친구를 떠나보내는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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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 관계를 맺고 있던 것과 이별하고 새로운 것, 낯선 것과 조우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

그것이 성장이라고 하지요. 저는 아마 해리포터를 떠나 보내면서 성장통을 겪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이 길었습니다. 오늘 해드릴 이야기는 최근 제 삶의 가장 큰 부분이었던 '전투적 책읽기'입니다. 2011년 3월부터 최근까지, 작년 여름 두 달을 제외하곤 이곳과 꾸준히 인연을 맺어 왔습니다. 한마디로 이곳은 독서 공동체모임이예요. 친절한 블로그녀가 되어 설명을 하자면, 매 시즌 정해지는 책의 커리큘럼을 따라 일주일에 책을 2권 읽고, 독서페이퍼를 작성해서 일주일에 한 번 사람들과 독서모임을 갖습니다. 저와 이곳의 만남은 그저 우연이었어요. 꾸준히 책을 읽는 편은 아니었고, 읽어도 소설에만 편중되어 있는 독서습관을 좀 더 확장시키고 싶었고, 마시멜로우로 인해 베스트셀러를 불신하게 되면서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해서 이곳에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책과 친하지 않았고, 소설에만 편중되있던 제게 다양한 분야의 책들은 소화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글까지 써야한다니요. 단순한 리뷰식의 글이 아니었습니다. 책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요약을 해야 했습니다. 거기다 질문도 만들어야 하고, 제 생각도 정리해야 하구요. 초창기에 썼던 독서페이퍼를 보면 정말이지 '이게 뭣이다냐, 글이다냐' 싶을정도로 정리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물론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지만, 최근부터는 책을 요약하는데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책읽는 즐거움을 알게되었습니다. 학교를 다니고, 과제를 하고 생활에 치이다보면 책 읽는 것이 하나의 고통이 되어, "굳이 이런 어려운 책들을 왜 읽어야 하지? " 라며 회의감이 들긴 하지만,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입니다.

 

 또한 작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는 시즌의 방향은 사회에 대한 문제 의식, 사회의 구조 파악하기 였습니다. 그러니 읽으면 읽을 수록 답답하기만 하지요. 그래서, 이걸 안다고 해서 뭐 세상이 바뀐다는 말이야. 그래서, 나는 어쩌라는 거야. 그래서, 사회의 부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책을 읽어야 하지만 정작 사회는 그런 청춘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 잘듣는 애만 원하는데, 그래서 나는 왜 읽는다는 말이야. 당혹스럽기만 했습니다. 중고등학교 기억나는 것은 검은 스타킹과 하얀 양말을 신고, 머리는 실삔으로 고정하며 대학입시공부에만 몰두했고, 낙이라곤 그저 티비보는 것밖에 몰랐던 제게 책은 두려움이었습니다. 마치 내가 제일 크다고 생각했는데, 거대한 광장에 "툭"하고 버려진 기분이랄까요. 허무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책을 읽고 있습니다. 왜 읽니? 라고 물어보신다면 딱히 뭐라고 대답해드릴 말은 없습니다. 정말 요지도 없고, 재미도 없고, 그래서 뭐야 싶으시지요?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저도 아직 찾지 못했거든요. 그냥 읽고 싶어요. 당연하게 알고 있었던 것들이, 당연하다고 믿어 왔던 것들이 사실 생각해보니 제가 고민해서 낳은 생각보다는 그저 교과서를 암기한 것 뿐이더라구요. 어쨌거나 제가 세상에 막 태어났을 땐, 분명 경제가 뭔지, 사회가 뭔지, 인생이란 뭔지 아무것도 몰랐을텐데 지금은 알 수 없는 생각들이 제 머릿 속을 단단히 지배하고 있으니깐요. 그래서 책을 통해 저는 묻습니다. 이것은 너의 생각이었니. 누구의 생각이었니. 그래서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분명한 건, 저는 많은 세상이야기들을 접하면서 제 스스로 정한 삶의 목적을 찾고 싶습니다. a/b중 하나를 선택하려면, a b 모두 공부해야 하는 법이니깐요.

 

 글쎄요. 막상 이야기는 시작했는데 진영씨처럼 치밀하게 계획하지는 않아서 인지, 무슨 말을 더 이어 나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앞으로 제 갤러리에 제가 읽은 책들을 하나하나 정리해가려고 합니다. 언제 완성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해서 저의 '책과 세계' 갤러리의 시작을 알리는 일종의 프롤로그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책읽기를 통해 나로부터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얻은 이야기들과 짧막한 제 이야기를 소소히 적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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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 - 06 시즌 2 < 책 읽는 습관 길들이기 > 

 

 제가 전투적 책읽기 모임에서 처음으로 읽었던 책들입니다. 이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페이퍼는 어떻게 쓰는 건지, 책은 어떻게 읽는 건지 전혀 모른 채 무작정 읽었었지요. 사실 날려 읽은 책들이 더 많습니다. ㅎㅎㅎ 이 땐 사실 전투적 책읽기도 초창기때였고, 시스템이 완전히 구축되지 않았을 시절입니다. 자기계발서 부분은 다 버리고, 조르바나 오래된 미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대표적으로 꼭 다시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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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 - 11 시즌 4 < 오래된 믿음에 대한 낯선 통찰 >  

 

시즌 3는 쉬고, 다시 시작했을 때 읽었던 책입니다. 시즌 주제처럼 우리가 오랫동안 믿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봅니다.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책들이 많아요. 사실 이 책들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습니다. 그 재미를 찾아가는 것도 쏠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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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2 - 2012.01 시즌 5-1 <우리의 내일을 쥐고 있는 열쇠 '자본주의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있었기에 주저없이 신청했었습니다. 중간에 자본에 본성이나, 아리스토텔레스 경제학은 읽다가 뭐야 이거, 제길 하면서 그냥 던져버렸습니다. 다시 읽는다고 해도 저 두 권은 버릴 것 같아요. 아. 노동가치도 포함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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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 - 2012.04 시즌 5-2 <책읽는 즐거움, 낯선 세상과의 대화 >

 

 가장 최근 참여하고 있는 시즌입니다. 어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지막 책 '정치의 발견' 한 권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드디어 이번 시즌도 끝났습니다. 와우!!!!!!!!!!!!!!!!!!!!!!!!!!!!!!!!!!!!!!!!!!!!!!!!!!! 전 이제 자유의 몸이여요.

 

언제쯤 제 갤러리에는 이 책들의 이야기가 꽉꽉 채워질까요? 저 역시도 매우 흥분이 됩니다. 기대해주세요. 라는 멜랑꼴링한 말은 안할래요. 그저 묵묵히 하나하나 남겨나가기만을 바랄뿐입니다.

 

아 그나저나 그거 아세요?

요즘 문득 놀판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제 블로그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거든요.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있습니다. 그저 묵묵히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랄까요. 불과 몇 달전만해도 사진을 찍고, 그것을 남기고 하는 것이 그저 좋았는데 최근 사진기는 어디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최근 제 게시글의 글들은 모두 제 블로그에서 훔쳐온 것들입니다. 예전같으면 햇살 짱짱한 날에 책상 위에 책을 올려놓고 요리조리 사진을 찍었을텐데... 귀찮아요. 그래서 저모냥으로 그냥 찍었어요. 아무쪼록 정말 쓰잘데기없는 말이 길어졌네요. 마무리는 늘 어려운 것이기에 무너질 것 같은 제 책장을 남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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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더럽습니다.

빨리 결혼해서 마루에 서재를 만들고 싶어요. 그냥 막 책으로 던져 놓은 마루있잖아요. 책은 때론 참 좋은 인테리어가 되긴해요 ㅋㅋㅋ 읽진 않아도.( 관상용으로.)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은 가보로 물려줄 생각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남자랑 결혼하고 싶어요.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사람과 평생을 산다는 건 너무 멋진 일이니까요.  

 

 

아 마지막으로, 책을 막 사들이는 걸 보니 "부자야" 싶으시겠지만. 저는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에 산답니다.

제가 수없이 판 커피들로 하나 둘 사들이다보니 많아졌네요. 그치만 요즘은 예쁜 봄옷이 너무 많아서 환불하고 싶기도 해요.

 

아무쪼록 이놈의 기나긴 글은 언제 끝날까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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