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민입니다.
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글을 시작해볼까합니다. 언젠가 학교가는 지하철 6호선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할아버지 두 분이 노약자석에 앉는 문제로 목소리를 크게 높이고 계셨습니다. (편의상 할아버지 1, 2로 지칭) 할아버지1께서 할 말이 다 떨어지신 건지, 나이로 밀어 붙이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을 하신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짜고짜 “너 몇 살이나 먹었냐?!!” 하셨죠. 이어지는 할아버지2 말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습니다. 할아버지2 코웃음 치시며 “쳇, 나?? 나 백살이다!!! 어쩔래?” 두둥~! GG!!! 할아버지1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옆 칸으로 휘리릭~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하하
흠흠 저... 나이 얘기를 쓰고 싶습니다. 제가 만나는 분들 중 이런 분들이 계십니다. 어떤 분이냐 하면, 처음 만나서 통성명조차도 하지 않고 나이부터 묻는 분들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근데 몇 살이세요?” 제 나이가 어린 것을 확인하면 바로 반말. “아휴~ 아직 한참 애기다잉~?", "어리다", "내가 너보다 언니네, 오빠네.” 등등... 아아 그럴 때마다, "00살인데요."가 아니라 “Old enough. 먹을만큼 먹었는데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미지를 찾다가 1984년 Old Enough라는 영화를 발견! 흐흐) 고등학생 때까지는 처음 보는 사람이 그렇게 다짜고짜 나이를 물으면 그러려니 했는데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저 질문을 들을 때마다 어이없고 화가 납니다. 아, 제가 그렇다고 나이 많은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무시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그렇게까지 까지고 건방진 애는 아니에요. 허허 그(분)들의 살아온 경험이나 가치는 인정하고, 또 마땅히 인정받아야하겠습니다만, 그것은 잠깐 둘째 치고요. 왜 무조건적으로 나이로 인정을 받아야하는가에 대해서가 저의 궁금한 점입니다. 때론 나이를 말하면 그 나이에 맞게끔 살라고 강요받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남에서 나이가 왔다 갔다 하다보면 다시 말해서, 상하관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진정한 사람 관계가 형성될 수 없다고 봅니다. 저는요. 이런 말을 늘어놓자니, ‘너가 여자라 군대를 안 가봐서 그런다, 아직 사회생활을 안 겪어봐서 그런다’고 한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한국의 사람 관계가 싫은 건 아닙니다. 윗분들의 따뜻한 서열 정리 배려?! 를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언니, 오빠들 많이 알면 좋지요. 하지만 나이 차이로 친구가 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외국에서는 나이 차이에 상관없이 친구로 지내잖아요? 꼭 동갑내기만 친구는 아니지 않습니까? 음, 뭐 이런 생각에서 차이가 있다면 좀 건방지고 당돌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여기는 한국이니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친구는 서로 가치가 공유되면 나이쯤은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왜에~ 사랑, 우정엔 나이, 국경의 장벽이 없다는 말도 있잖아요? 헤헤 이건 좀 지나친 비유인가? 그럼 이거는요? 可高可下라고 어진 사람은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 아닌가요? 허허 어린 아이들도 가만히 보면 저보다 세상을 더 잘 아는 것 같고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저보다 더 열리고 젊은 마음을 가지신 것 같기도 하거든요. 저는 진심으로 저를, 저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하고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저로서 존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진짜인 사람과 만난다는 행복감을 느끼고 싶습니다. 또한 저도 진짜! 진짜!! 진짜!!!가 되고 싶고요. 근데 사실, 진짜가 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저도 껍데기말고 알맹이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단단한 알맹이요. 꼿꼿하게, 아우성치지않고 말이죠. 잘 여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써놓고도, 배꼽인사를 하고 굽실거려야하며 두 손으로 소주를 받아 얼굴을 반대 쪽으로 돌리고 마셔야겠지요. 에혀~ 고것 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