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민입니다.
지난번에 청춘콘서트 참여하러갔다가 카페에서 우연찮게 책 한
권을 보게 되었는데요.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이었습니다. 반쯤 정도를 읽고는 후에 책을 빌려 읽어내려 가는데 ‘페르소나’라는 단어가 머리 속에 맴돌았어요. 뒤에 검색해보니 헤르만 헤세가 정신분석학자인 구스타프 융에게 영향을 받아 이 소설을 완성했다고 하니, 영 바보같은 연상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엄.. 페르소나라는 말은 고대 연극 배우들이 쓰던 가면에서 유래되었고, 융의 이론을 통해 알려졌는데요. 융이 말하는 페르소나는 사람이 타인에게
외적으로 보여지거나, 또는 보여지기를 원하는 모습입니다. 바로
사람은 이 페르소나를 통해 내면적인 자아를 감추는 동시에 타인에게 표면적인 자아를 드러낸다는거죠. 사실 따지고
보면 페르소나는 타인과 관계 맺고, 소통하게 해주는 일종의 매개체가 되는 셈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사회에서 타자와 관계를 맺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적절한 페르소나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페르소나와 본
얼굴을 동시에 가지고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사람의 숙명인 것 같으니까 말이죠. 허허 그런데 가끔은 그 페르소나가
자신 본래의 모습이라고 착각을 하고 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나 김광규 살펴보면 나는 나의 아버지의 아들이고 나의 아들의 아버지고 나의 형의 동생이고 나의 동생의 형이고 나의 아내의 남편이고 나의 누이의 오빠고 나의 아저씨의 조카고 나의 조카의 아저씨고 나의 선생의 제자고 나의 제자의 선생이고 나의 나라의 납세자고 나의 마을의 예비군이고 나의 친구의 친구고 나의 적의 적이고 나의 의사의 환자고 나의 단골 술집의 손님이고 나의 개의 주인이고 나의 집의 가장이다 그렇다면 나는 아들이고 아버지고 동생이고 형이고 남편이고 오빠고 조카고 아저씨고 제자고 선생이고 납세자고 예비군이고 친구고 적이고 환자고 손님이고 주인이고 가장이지 오직 하나뿐인 나는 아니다 과연 아무도 모르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나는 누구인가
웃기지만 한번은 내가 누구인지 정의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아닌 듯한 낯섦을 느꼈을 때였고 모든 것에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반응을 하던 시기었죠. 저 보기와는 다르게 자주 이렇게 다운될 때도 많답니다. 촤하하~ 어쨌든 무언가를 최선을 다해서 하고는 있는데 진짜 내가 아닌, 어떤 페르소나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겁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들을 쭉~ 끄적이며 나열해보았습니다. 그치만 그 목록들이 나를 대변해주진 못하는 것을 아니까, 더욱 슬펐습니다. 일찍이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데미안 p.9)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건 누구나 자기 자신뿐이다. (데미안 p.9)
어떻게 해야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좌표를 설정해서 방향을 잡아야 할까. 언제 내 존재를 이해하고
진정으로 타인과 소통할 수 있을까. 솔직히 답은 없는 것 같지만, 깨달음은
자기만이 아는 것 같습니다. 결국 내 스스로가 찾아나서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는거죠. 
소설 데미안을 정말 대강 줄여보면 이렇습니다. 데미안에서는 선과 악의 세계의 선을 분명하게 그어놓고 시작하는데, 다시
말하면 선이란 페르소나를 쓴 상태, 악이란 본성을 감추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밝은 세계만 인정하고 살아온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는, 선과 악의
두 세계를 깨달아 그 두 곳에 걸쳐 존재하고 있는 '막스 데미안'의 도움을 받아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갑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데미안 p.123)

사람이 멋진 안목과 지식을 가지고 더 나은 모습의 사람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참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깊이까지는? 사람의
깊이란 그 내면으로부터 나온다고들 하죠? 데미안에서 아브락사스는 선과 악, 신과 악마 등 양극성을 하나로 포괄하는
상징적 신으로 나오는데, 이는 내면의 목소리를 잘 듣고 자기 자신으로 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제멋대로 해석하자면 좋든 싫든 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끌어내서 인정하는 것, 진정한 내가
되어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을 향유하는 것이겠죠. 결국은 행복으로 흐하하~
흠 그래도 매번 이렇게 생각만 하다가 언제 질문을 가지고 있었냐는 듯
다시 천연덕스레 평범한 일상으로 슝~ 이만 자러 갑니다. 모두 편안한 밤되시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