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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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상형2012-05-21 19:40
카테고리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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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솔로부대 만세.jpg (264.4KB)

 안녕하세요, 김진영입니다.

 

 이상형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살면서 참 많이 받게 되는 질문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렇게 쉽게 하는 질문들이 오히려 제게는 답하기가 까다롭습니다. 게다가 저는 평소에 저와 만나게 될 사람이 이러저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기 보다는, 제가 그 사람에게 어떤 모습이 되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편인지라 이런 질문은 더욱 대답하기가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글쎄요.”라고 얼버무릴 수도 없고, 또 스스로도 나름 갈무리할 필요성을 느끼기에 이번기회에 한 번 이상형에 대해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첫째로 여자여야 해요. 살면서 종종 동성애자라고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저는 확실히 이성애자입니다. 동성애에 대한 마음이 전혀 없냐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지만 금의 순도가 100%가 아닌 99.9%라고 해서 순금이 아니라고 하지 않듯이 저도 이성애자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굳이 오해에 대한 해명을 하자면 전 그저 연애의 책임감이 싫고, 생물학적 여자를 상대하는 것이 귀찮고 피곤한 그런 남자사람일 뿐입니다.

 

 둘째로 임자가 없는 사람이어야 해요. 연애도 사람사이의 약속이기 때문에 마땅히 지켜야할 규범과 순서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함부로 규범을 파괴하는 행위는 마땅히 지탄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런 순서를 지키지 못한 사이는 결국 이뤄지더라도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뿐만 아니라 이런 기본도 없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도 전혀 공감이 되지 않고요.

 

 셋째로 저와 가까운 지인과는 얽히지 않은 사람이어야 해요. 여기서 얽혔다는 것은 그게 어떤 식으로든지 제 지인과 얽혀있는 것이 있어, 저와 지인과의 사이가 어색해질 수 있는 것을 뜻해요. 그렇게 아직 잘 알지도 못하는 새로운 사람에게 미혹되어서 오래 알고 지낸 사람과의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아요.

 

 넷째로 사람 자체로 좋은 사람이어야 해요. 오래 봐도 괜찮아 앞으로도 계속 알고 싶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충동적인 것은 싫어요. 사랑에 쉽게 빠진다는 건, 그만큼 진짜 사랑을 모르는 거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전 사랑이라는 감정도 “요~땅!” 하고 시작하는 의미부여의 행위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만큼 아무에게나 제 진심을 다하고 싶지 않아요.

 

 다섯 번째로 저란 사람의 존재의 본질, 그 바탕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어야 해요. 제가 잃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잃고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순수한 상태로 존재한다고 할 때, 그 존재가 이유가 되어 좋아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저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 중에 제가 가장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저의 이런 조건들이 까다로운 걸까요? 사람마다 저마다의 짝이 있는 법이고 저에게도 저의 이런 모습을 좋아해줄 저만의 운명적인 짝이 있겠지요. 뭐, 없음 말고요.

 

 고맙습니다. 김진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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