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왜 사람에게 맞추려거나 사람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너에게 맞는 사람만을 찾으려고 해?” “음, 글쎄……. 사람이 변할까?” 안녕하세요, 김진영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비교적 연애기간이 짧았던 제게 한 친구가 물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변할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쎄요, 전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사람은 변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 진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한 사람의 삶에서 경험을 통해 습관으로 굳어진 삶의 자세는 놀라우리만큼 일관성을 가진 채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 사람이 변하는 모습을 보일지라도 그것은 잠시 동안의 위장일 뿐, 곧 자신이 형성해 놓은 삶의 자세로 회귀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결국은 타고난 자신의 기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거나 혹은 변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면, 사람을 변화시키려는데 사용하는 노력을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찾는데 사용하면 어떨까 생각하는 것이고 그렇게 행동하고 있어요. 어차피 사람이 가진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그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할지는 선택의 문제가 되는데, 두 가지 노력 중 어떤 것이 더 의미 있게 느껴져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개인의 성향에 따르겠지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더 굳게 하는 건 바로 제 삶의 일관성 때문이에요. 오래된 친구들과 만나 옛 이야기를 곱씹다보면 “그때 네가 어떻게 했는지 알아?”, “그때 네가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나?”라는 질문을 받게 되는데 설령 과거에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도 쉽게 답을 맞힐 수가 있어요. 그냥 지금을 기준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답하면 그게 곧 과거의 것과 일치합니다. 제가 비록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다지만, 복잡해 보이는 다른 사람들도 이점은 저와 별반 다를 게 없어요. “에이, 설마 그 사람이 그럴 리가?”라는 식의 맹신만 경계한다면 한 사람의 과거나 미래의 행적을 유추해내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문뜩 걱정이 하나 생겼어요. 다른 사람에게 던졌던 질문을 제게도 던져봅니다. 제가 변할까요? 변할 수 있을까요? 며칠 전에 면접을 하나 봤어요. 그런데 웬걸, 관련분야와 직무에 대해 아무런 공부도 안하고 그냥 면접장에 간 거예요. 대충 말로 썰을 푸는 거야 자신 있다고 안일하게 생각한 거죠. 당연히 면접전형에서 떨어졌고,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좌절감이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당혹감보다 ‘지금과 같은 삶의 자세를 과연 내가 바꿀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어요. ‘노력’, 제 삶에서 찾기 수월한 부분은 아니에요. 이번실패의 경우 좌절할 만큼 노력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실패에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아요. 오히려 교훈으로 여기고 다시 새롭게 정진하는 계기로 삼고 있으니 값진 경험을 했다고도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제가 지금의 실패를 딛고 성공으로 나아가는 노력을 과연 할까요? 제가 변할까요? 변할 수 있을까요? 지금에 애통함을 느낀다면 반드시 변해야 하는 것인데요. 저 변하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김진영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