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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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미술&유적) 교보아트스페이스 - 광화문 교보문고 속 문화공간2025-06-22 17:03
카테고리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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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유적


 예술을 인간다움을 향한 순수하면서도 숭고한 결정체라 생각하기도 하고, 자기들만의 문화에서 더욱 공고해지는 어쭙잖은 허영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여전히 잘 모르지만 경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예술은 실재하지 않더라도 황홀경은 실재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직관적인 구상 작품, 채도가 낮은 작품, 기술 완성도나 성의가 보이는 작품, 내면을 자극하여 생각하게 하는 작품을 좋아합니다. 산다는 건 삶의 답을 찾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예술을 한다는 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질문에 의미를 부여하며 일상 속 문화공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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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 교보아트스페이스

- 위치 : 서울 종로구 종로 1 교보생명빌딩 지하 1층 교보문고

- 방문 일자 : 2025.06.17



 안녕하세요, 김진영입니다.


  퇴근 후 다음 일정까지 약 1시간 정도의 시간이 비었어요. 뭘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데 저장해두었던 문화공간 리스트 중 교보아트스페이스가 눈에 딱 들어왔어요. 일단 회사에서 가깝고, 저녁 시간에도 운영하고, 무료 전시라 유료 전시처럼 뭔가를 채워야겠다는 부담도 없고, 전시가 아쉬우면 서점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면 되니 제 상황에 딱 맞는 곳이었어요. 저는 각 잡고 좋은 유료 전시를 찾아다니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저 약속 전에 시간이 빌 때나, 또는 기왕 밖에 나오는 김에 조금 일찍 나와서 주변에 있는 무료 전시를 찾아다니는 편인데요. 저와 같은 성향의 분이라면 한 번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교보아트스페이스 설명입니다.


 교보문고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책과 더불어 수준 높은 예술문화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생활 속 문화공간입니다.


 교보아트스페이스는 일상 가까운 곳에서 수준 높은 예술품을 쉽게 향유하고 소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지향하며, 2015년 12월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설립되었습니다.


 전문 큐레이터를 통해 독자적으로 전시가 기획되며, 국내 유명화가들의 대표적 작품과 신작을 엄선해서 소개함과 동시에, 유망한 신인 화가들의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발굴해서 소개하는 등 전문 갤러리로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품 관람 외에도 작품을 직접 그린 화가와 만남, 미술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강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미술체험 등 교보아트스페이스만의 다양하고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여 미술에 대한 친숙함과 대중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교보아트스페이스는 교보문고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지적, 문화적 풍요로움을 제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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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아트스페이스는 첫 방문이라 약간의 설레는 마음을 안고, 대략적인 전시 정보만 찾아보고 방문했어요. 교보아트스페이스가 있는 교보 건물에 다다르니 큰 돌에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문구와 함께 동상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 이 분이 교보문고 창업주인 신용호 님인가보다 했는데, 사실은 소설가 염상섭 님의 동상이었고 업적을 기리는 의미로 생가터 부근에 세운 거라고 해요.


 큰 돌과 동상을 지나 오른쪽 지하에 광화문 교보문고가 보였어요. 교보아트스페이스는 광화문 교보문고 안에 있는데요. 광화문 교보문고를 첫 방문하는 저는, 교보문고가 왜인지 지상에 있을 것만 같았는데 지하에 있어 놀랐어요. 나중에 찾아보니 교보문고가 지하에 있는 이유도 재밌더라고요. 지금이야 교보문고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겠지만, 당시에는 서점을 한다는 것에 주변의 반대가 컸다고 해요. 하지만 창업주 신용호 회장님은 평소 책과 독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교보빌딩 지하에 서점을 조성했다고 해요. 교보문고 1호점인 광화문점이 올해 2025년이 44주년이라는데 정말 역사가 대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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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서 쭈욱 들어가면 안쪽 끝에 교보아트스페이스가 있어요. 현재는 ‘무브먼트 movement’라는 이름으로 만화가 그룹 ‘쾅’ 멤버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9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어요. 작가 개인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작품과, ‘쾅’이라는 모임을 대하는 작가의 생각이 적힌 글을 함께 볼 수 있어요. 제 경우에는 직관적이고 친절한 전시를 좋아하는 편인데, 만화&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장르에서 오는 직관적인 이미지와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친절한 글이 함께 있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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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를 보면서 전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좋아하지 않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정신을 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에서 제게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어요.


 정리를 해보자면 먼저 제가 좋아하는 작품의 경향이에요. 저는 선이 명확한 작품을 좋아해요. 그래서 딱 보고 알 수 있는 직관적인 걸 좋아해요. 그러면서 저는 조금도 구현할 수 없을 것 같은 기술 완성도에 감탄하고 몰입을 해요. 작품도 그렇지만 일상에서도 연필이나 펜으로 그린 메모나 그림에 큰 매력을 느껴요. 그런 재주가 있는 사람에게 부러움과 멋을 느끼기도 하고요. 다음으로 연대에 대한 부러움이요. ‘쾅’이라는 모임이 15년 정도 된 모임이라는데, 모임을 통해 마음 맞는 사람끼리 삶에서 계속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을까요. 제 삶 어디에도 그런 연대가 있는 모임이 없고 연대를 바라면서도 그러한 노력이 게으른 게 사실이라, 가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기보다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시를 마치고 광화문 방향 출구로 나오니 ‘서울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가 보였어요. 그동안 꽤 많은 횟수로 이곳을 지나쳤지만, 이곳을 딱히 의식한 적이 없었는데요. 전시를 통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나오니 의식하지 않던 곳이 비로소 눈에 담겼어요. 광화문 교보문고를 들리실 일이 있으면, 교보아트스페이스도 들려보시고 나오면서 서울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도 함께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우리 일상에 재밌는 의미를 계속 부여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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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소개하는 것

1. 교보아트스페이스 전시목록 - https://store.kyobobook.co.kr/culture/art-space?page=1

2. 정인영 작가님의 책,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77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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