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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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제목 쓰기도 귀찮아요.2012-03-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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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이 좋지 않아요. 몸도 맘도 한없이 가라앉아 모든 게 귀찮은 오늘이네요. 가끔 이렇게 생각이 바닥을 치는 날이 찾아오는데, 요즘은 신분이 신분인지라 더 자주 그러는 거 같아요. should have p.p.의 늪에 빠져 지나가버린 시간만 돌아보고 있는 요즘입니다. 과거에 사는 사람들을 경멸해 왔는데 제가 그리 되었네요.


 불확실한 미래는 그럭저럭 견딜 만합니다. 우리 인생에 확실한 게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불안정한 현재는 적잖이 힘이 드네요. 지금 제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뭘 하고 있어야 맞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놀판에 와서 이런 글을 적는 것이 지금 제가 해야 하는 일일까요? 아니, 해도 되는 일일까요?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자니 세상이 그리 녹록치 않은 것 같고, 해야 하는 일만 하며 살자니 청춘이 그리 길지 않을 것 같아 고민입니다. 어렵네요.


 사실 제가 이런 고민을 하는 건, 다 게을러서입니다. 


 실패가 두려운 저는 도전이 불편합니다. 귀찮아요. 그에 반해 포기는 참 편리합니다. 그래서 '0명'이나 '약간명'을 뽑는다는 채용공고엔 눈길조차 주지 않아요. 이렇게 가능성 없는 일에 도전하는 건 괜한 시간낭비라며 저의 게으름을 합리화합니다. 그러고는 하고 싶은 일이 어쩌니, 해야 하는 일이 어쩌니 하며 개똥 같은 고뇌로 시간을 낭비하지요. '행동력이 결여되어 있는 젊은이의 고뇌는 단순한 게으름에 지나지 않는다.' 라는 말에 뜨끔하고, 절대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말이에요.


 아, 지금 제가 무슨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머리가 멍한 것이 글이 써지지도, 읽히지도 않네요. 어쩌자고 이런 글을 쓰기 시작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푸념을 늘어놓고 싶었던 건 아닙니다. 물론 위로를 바랐던 것도 아니에요. 공감을 의도했던 것도 아니고, '행동합시다!' 라는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던 것도 아니에요. 그럼 도대체 왜 쓴 걸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싸이월드 다이어리에나 쓰고 포도알이나 받아야 할 이야기를 놀판에 늘어놓아 죄송합니다. 이렇게 영양가 없고 칙칙한 글은 놀판과는 어울리지 않는데 말이에요. 어떻게 마무리라도 즐겁게 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 중인데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네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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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몰라요, 귀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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