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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120118 김용택 선생님.2012-02-0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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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진영입니다.

 

 

놀판의 만남 일곱 번째, ‘참교육 이야기’ 김용택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김용택 선생님.JPG

 

- 김용택 선생님 -

 

교실에서 못 다한, 하고 싶은 이야기. http://chamstory.tistory.com 운영.

 

 선생님의 티스토리 참교육이야기는 무너진 교육, 위기의 학교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운영하고 계신 곳입니다. 교직생활 40년 동안 교실에서 못 다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학교급식이나 학교운영위원회, 학교폭력, 학생인권을 비롯한 교육문제 전반에 관한 문제점과 개선책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고 계십니다. 선생님의 작은 노력으로 우리의 교육이 조금이라도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운영하고 계신다고 하십니다.

 

 

 

 

 

 

 선생님의 살아오신 이력을 접하니 저절로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더군요. 자세한 내용은 글쓰기 게시판에 올려놓은 글을 참고하시면 될 텐데요. 제가 글로 설명해드리긴 애매하지만 정말 엄청난 삶을 살아오신 분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올해로 69세라고 하시는데요. 여전히 정정하셔서 하시는 일들이 참 많으세요. (참고로 저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SNS를 사용하며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간단히 어떤 분이라고 소개해드릴 수가 없네요. 저는 한창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심이 많았을 때 이런저런 글을 찾아보다가, ‘나경원과 박원순, 누가 더 좋은 시장 감일까?’ 이라는 글을 통해서 선생님을 알게 되었어요. 놀판여행을 준비하면서 만나 뵙기를 청하자 선생님께서는 보통 학생들은 외국이나 국내의 유명 관광지를 찾아 여행하는데 저희는 특이하고 신기한 청년들이라며 흔쾌히 허락해 주셨지요.

 

 

 놀판여행 첫날인 1월 18일에 저와 승렬이, 현민이는 아침부터 부지런히 선생님이 계신 청주로 향했습니다. 여행의 첫 시작에 어떤 분을 만나게 될지 굉장히 설레는 마음이었지요. 생각하니 다시 또 가슴이 설레네요. 처음 선생님을 만나 악수를 했을 때, 그 다부진 손을 통해 굳이 말씀을 듣지 않아도 선생님의 인생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 악수의 여운이 진한 감동으로 몰려오고 있는데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왜 이런 여행을 해요?” 으핫하.

 

 

 자리를 옮겨 다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자리에 앉자마자 계급장을 떼고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셨습니다. 나이나 신분 같은 것을 생각하면 저희가 마음껏 자기주장을 펼칠 수 없을 테고 그런 만큼 고생해서 왔는데 많이 얻어가지 못할 거라고 하시면서요. 아무래도 선생님의 삶이 사회적으로 오해와 편견을 많이 받으신지라 저희도 그런 이야기를 할 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아이고, 하지만 저희는 뗄 계급장도 없었지요. 그저 배우는 자세로 말씀을 듣고 질문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사실 다소 전투적인 자세로 대화에 임했어요. 어떤 이야기라도 반박은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돌아보니 저는 연신 고개만 끄덕이고 있더군요. 선생님께서는 정말 다 맞는 말씀만 하시더라고요. 그동안의 오해와 편견이 깨지고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 중에 본질을 꿰뚫을 수 있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쉽지만 선생님과의 대화는 못 옮기겠습니다. 제가 그걸 감당할 능력이 안 되네요.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같이 가지 그랬어요. (오호~!) 대신 현민이의 후기를 보여드릴게요.

 

 

 

● 최현민

 

 

 짧지만 김용택 선생님의 올곧고 바르게 살아온 지난 세월과 인생의 관록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귀한 시간이었다. 단순히 직업 교사가 아닌, 소명의식과 책임을 가지고 학생 한명 한명이 ‘사람’으로 깨어있게 지도하고, 우리 사회의 교육 구조를 바꾸기 위해 꿋꿋하게 길을 가시는 이런 분이야말로 존함 뒤에 ‘선생(先生), 교사(敎師)’를 떳떳하게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감히 생각해본다.

 

 

 선생님과의 대화 내내, 중고등학교 학생대표를 역임해 일찍이 맛보았던 학교와 선생에 대한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회의감과 좌절감이 떠오른 건 어쩔 수 없었다. 어린 학생의 눈에도 훤히 보이는 승진, 성과에 대한 욕망과 권력의 부조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학생을 위한 참 권리와 교육. 내 나름 학생들 편에 서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고픈 정의감에 사로 잡혀 길길이 날고뛰었지만 번번이 욕만 실컷 먹고, 가서 공부나 하란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뒤늦게 선생 탓을 하는 비겁한 핑계를 대고 있다고 욕해도 좋다. 내 학창시절에 김용택 선생님이 계셨다면 뭔가가 달라도 분명히 달랐을 것이라고 강하게 확신한다.

 

 

 만남 처음부터 선생님께서는 계급장 모두 떼어놓고 진솔하게 여러 이야기를 나누어보자고 제안하셨다. 하지만 가진 계급장이 전혀 없기 때문에 내려놓을 것도 없을 뿐더러 지식들이 너무나 미천하고 부족하기에, 선생님께서 노련하고도 막힘없이 풀어주시는 말씀을 들으면서 고개를 쉴 새 없이 끄덕이는 일 밖에 할 수가 없었다. 나이를 물으시곤 너무나 늦게 깨닫고 있다며 웃으셨다. 하지만 배워온 현실을 되돌아보면 이미 답은 정해져있지 않았나싶다. 너무도 당연하게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만 받아왔으니, 나 자신을 위한 행복과 철학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에 대한 고민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고 지금에서야 늦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선생님께서 멀리서 온 젊은이들과 좋은 만남을 기대하셨던 것 같은데, 부족한 학생들이 갑자기 찾아가 적잖이 실망을 끼쳐드린 것 같아 참 송구할 따름이다. 이 빌빌대고, 모자란 청춘들이 우리 사회의 청춘 전부는 아니니 부디 탄식하지 않으셨길. ^^

 

 

 

● 오승렬

 

 

 승렬이의 후기는 아쉽게도...  요양 중인 승렬이의 쾌유를 빌어주세요.

 

 

 

 

장소.JPG

 

- 대화를 마치고 일어나면서 뜨거웠던 흔적을 사진으로 찍었지요. -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어요. 다시 자리를 옮겨 밥을 먹으면서 저는 선생님께 후회되는 일 없으신지 다시 청춘으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일 없으신지 질문을 드렸어요. “후회 안 해요. 다시 돌아가도 지금과 같은 삶을 살 것 같아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무덤덤한 대답으로 저희의 마음을 울리시는 선생님이셨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선생님께 이메일로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는데요. 선생님의 에너지 넘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많이 반성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선생님께서 좋은 책들을 추천해주셨는데요. 이번에 놀판에서 자기성찰을 위한 독서모임을 준비하고 있어요.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책들로 진행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공부하실 때 참고하셔도 좋으실 듯합니다.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 역사 ]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1, 2, 3 (돌베개)

민중의 역사 1, 2 (열사람)

찢겨진 산하 (거름)

인간의 역사 (동녘)

한국민중사 1, 2 (풀빛)

해방전후사의 인식 (한길사)

 

 

[ 철학 ]

 

철학 에세이 (동녘)

노동자의 철학 1, 2 (거름)

강좌철학 1, 2 (세계)

세계 철학사 1,  2,  3 (녹두)

철학과 세계관의 역사 (지양사)

 

 

[ 레드 콤플렉스를 깨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 ]

 

루이저린즈의 북한 이야기 (형성의 문학)

 

 

 

 2월 4일 정모 때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조만간 김용택 선생님을 다시 찾아뵐 예정인데요. 선생님께서는 역사는 사관이 중요하다고 하십니다. 이것과 관련하여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좋은 자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놀판여행 때는 저희가 일정을 너무 촘촘히 잡아버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는데요. 이번에는 넉넉히 시간을 갖고 뵐 생각입니다. 여러분께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선생님의 책 ‘이 땅에 교사로 산다는 것은’을 읽어보고 싶은 분은 개인적으로 연락주세요.

 

 

 이상으로 놀판의 만남 일곱 번째, 김용택 선생님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진영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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