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진영입니다. 놀판의 만남 네 번째, ‘생명과 평화의 세상’ 유정길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 사회활동가 유정길 - 에코붓다 공동대표 및 평화재단 기획위원. 불교수행과 사회운동을 함께 해온 불교계 대표적인 사회활동가. ‘음식물쓰레기 제로-빈그릇운동’을 비롯해 환경·생태운동, 제3세계 구호개발활동, 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조계종 환경위원, 한국 JTS 정책위원, 용기순환협회 이사, 지혜학교 이사,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의제분과 위원. 정토회 창립(1988년) 멤버로서 정토회 활동의 산증인이자, 시민운동의 대표적 인물로 손꼽힌다. 프로필만 봐도 어마어마하지 않나요? 지난번 공지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유정길 선생님에 대해 미리 알고 연락을 드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군 복무 시절에 ‘쿵푸팬더’라는 영화를 봤었고, 그 영화의 리뷰를 찾아 읽던 중에 유정길 선생님께서 작성하신 ‘쿵푸팬더를 통한 철학적 깨달음’이란 글을 보게 되었었죠. 그 글에서 본 문구가 가슴에 남아 잊히지가 않았어요. 그렇게 가슴에 새겨진 이 문구는 제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고, 이 글을 작성하신 분을 꼭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이메일을 보냈고, 선생님께서 흔쾌히 허락해주시면서 드디어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의 행동은 꽤나 도발적이었네요. 허허. 11월의 마지막 날 오후 2시, 비가 오고 바람이 제법 불던 쌀쌀한 날이었습니다. 저는 승렬이와 함께 평화재단 사무실로 선생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저희를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시는 선생님을 뵙자, 그제야 제가 얼마나 대책 없는 짓을 했는지 실감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단지 글만 보고 선생님을 뵙고 싶어 찾아간 것이지만, 평화재단이나 선생님의 그동안의 삶이라든지를 생각해보면 준비를 너무 소홀히 해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말을 꺼내야할지 말문이 막혀왔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심정을 그냥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죄송스럽고 부끄럽고, 어떤 질문을 해도 멍청해 보일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요. 선생님께서는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시며 선생님의 글 ‘쿵푸팬더를 통한 철학적 깨달음’에도 썼듯이 좋은 질문, 나쁜 질문이란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걱정 말고 편하게 말씀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저희가 우물쭈물하며 혹시 저희 때문에 기분 상하시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하자,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어디 기분 상하게 해봐요. 하하.” 후덜덜..하하하. 그 이후로 저는 제 무지의 끝을 드러내며 선생님께 무식한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회가 아니면 제 무식함이 언제까지라도 무식함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덕분에 저는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많은 생각거리를 얻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대신 여러분들께는 선생님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밖에 없네요. 이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선생님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창에 선생님 성함만 입력해도 많은 것들이 나오니 찾아보시길 바라고요, 이번에는 제가 선생님께 드렸던 많은 질문 중에 몇 가지를 추려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Q. 왜 통일을 해야 하나요? - A. 지금의 역사관이 아닌 백년 뒤의 역사관을 생각해봅시다. 질문을 너무 막 던진 것 같나요? 헤헤. 선생님께서 어떤 질문이라도 괜찮다고 말씀하시기에 제가 처음으로 드린 질문입니다. 평화재단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목표로 활동한다고 하시기에 여쭤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왜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부끄럽지만 저는 통일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현 정부와의 마찰은 차치하더라도 연평도 사건을 생각하면 차라리 북한과 아예 다른 국가가 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 정도입니다. 아예 다른 나라가 된다면 분쟁도 줄어들 것이고, 통일비용 같은 것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될 테니 좋지 않을까 생각했죠. 저에게는 우리는 한민족이니까 당연히 통일해야한다는 당위성 같은 것은 와 닿지가 않아서요. “고향이 어디에요?” “서울이요.”, “저도 서울이요.” “서울은 원래 어느 나라 땅이었죠? 백제의 땅이었나요? 고구려? 신라?” 순간 저는 목옆으로 소름이 돋더군요. 선생님께서는 지금 서울은 백제의 땅이기도 했고, 고구려의 땅이기도 했고, 신라의 땅이기도 했지만 지금 우리가 우리나라의 땅이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지금의 역사관이 아닌 백년 뒤의 역사관으로 본다면 남북관계가 다르게 보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문제들은 차치하더라도 경제적으로는 분단국가의 현실이 우리나라를 섬나라로 만들어서 대륙과의 교류기회를 차단하고 있고, 문화적으로는 국가보안법 및 금지된 자료 등으로 우리의 사상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고 있기 때문에 통일이 굉장히 현실적인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통일이 되면 우리 개인이 좀 더 나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요. 음, 해야 합니다, 통일. 더불어 선생님께서는 진보와 보수에 관해서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진보와 보수는 옳고 그름으로 나눌 수 없는 범주인데 자신의 사상과 다르다고 어느 한 사람이 소신을 가지고 한 행동을 보고 극좌파로, 극보수파로 모는 사회현실은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Q.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A. 현실을 이겨내세요. 승렬이의 질문입니다. 승렬이가 ‘2011년,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지식채널e 시청자UCC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인 ‘요즘을 묻는 당신에게’를 봤는데요, 내용은 요요로 미래를 꿈꿀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요요를 하는 청년들의 고민에 관한 내용입니다. 승렬이도 이 동영상을 보면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언제까지일지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